[특별기고] 우크라이나 및 이스라엘의 전쟁이 대한민국 안보에 주는 시사점
김형철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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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1 16:56 | 최종 수정 2024.10.2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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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다음으로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유력한 지역으로는 대만과 한반도가 꼽히고 있다. 대만은 중국의 침략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고, 대한민국은 북한의 도발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선전을 벌이고 있다. 이는 배후에 미국과 유럽 서방국가들의 막대한 지원이 있기에 가능하다. 러시아 역시 에너지 자원 수출을 통해 전쟁비용을 충당하면서 전쟁을 지속하고 있지만, 전쟁이 2년 반을 넘기고 있는 상황에서 조만간 두 나라는 전쟁 지속능력의 한계에 다다르게 될 것이다. 이스라엘은 2023년 10월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을 1년 넘게 치르고 있다. 주변 아랍국가를 상대로 한 제3차 중동전쟁에서 단 6일 만에 승리를 쟁취했던 이스라엘이 전선을 이란과 헤즈볼라로 확대하면서 판을 키우자 안보에 관한 한 일사불란한 모습을 보여왔던 이스라엘 국민도 대규모 반전 시위를 일으켰다.
우크라이나 및 이스라엘이 치르고 있는 전쟁을 보면서 과연 우리의 안보는 튼튼한지 걱정이 앞선다. 끊임없이 도발해 온 북한이 이런 기회를 이용해서 제2의 6•25 전쟁을 일으키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그러나 우리에 대한 미국의 직접적이고 강력한 지원이 있는 한 전쟁 발발의 위험성은 그리 크지 않다고 본다.
우선 주한미군의 존재 자체가 북한의 침략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파제가 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해 오자 미국과 유럽은 첨단무기와 장비를 지원해 주고 있으며,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공습을 막을 수 있는 전력과 정보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고 있지만 미국 또는 나토가 군대를 보내 함께 전쟁을 수행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28,000여 명의 미군이 주둔하면서 전쟁이 발발할 경우 미군인 한미연합군사령관이 작전통제권을 행사하여 연합작전을 수행한다. 이런 체제에서 북한이 전면적으로 도발한다면 북한의 기습공격을 막아내고 반격하여 북한 공산당과 북한군을 괴멸시키고 통일을 이루게 될 것이다.
또한 미국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강력한 확장억제는 북한의 핵을 무용지물로 만들기에 충분하다. 미국은 핵 확산을 억제하기 위하여 동맹국들에게 핵우산을 제공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하여 한미 당국은 확장억제의 신뢰도를 높이는 조치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대한민국의 안보를 강화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첫째, 종전선언 또는 평화협정이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환상에서 깨어나야 한다. 종전선언 또는 평화협정이 진정한 평화를 가져오지 못함은 물론 오히려 전쟁의 서곡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직전에 영국과 독일이 맺은 뮨헨평화협정과 1973년 미국과 북베트남이 맺은 파리평화협정이 증명하고 있다. 둘째,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를 북한의 핵 위협이 해결된 이후로 연기해야 한다. 전작권 전환조건에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동맹의 포괄적인 대응능력’이 포함되어 있을 뿐 아니라, 독자적 핵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한미연합작전을 대한민국 군 지휘관이 작전통제하는 것은 동맹의 수준을 낮추거나 주한미군 철수를 불러올 수 있는 위험한 시도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미국이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해 온다면 적정한 수준으로의 증액에 합의해야 한다. 이는 북한의 핵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의 ‘안보 방파제’를 높이고 튼튼히 하는 적극적인 투자가 될 것이다. 🅿
국민희망저널 2024년 10월호 (제17호) 안보칼럼 | 4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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