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칼럼] ‘항복’과 ‘항전’ 중 무엇을 택하시겠습니까?
김형철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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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15:56 | 최종 수정 2024.09.1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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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2024년 7월) 한국군사문제연구원은 굿소사이어티 조사연구센터에 의뢰하여 대학생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안보 인식 조사를 수행하였다. 그 결과 대학생들의 안보 인식은 대단히 건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동맹을 중시하며 ‘통일 지상주의’보다는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택했고, 군 복무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양보하는 평화’와 ‘이기는 전쟁’ 중에는 평화를 선택했고, 전쟁 발발 시 입대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소수의 학생만이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한반도는 역사 이래 줄곧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의 전장이 되어 왔다. 대륙세력인 중국의 거의 모든 왕조는 한반도를 그들의 세력권에 두고 지배하려고 했다. 기원전 108년 위만조선을 멸망시킨 한나라는 한사군을 설치하여 한반도를 통치했다. 고구려가 마지막 남은 한사군 낙랑군을 몰아냈으나, 뒤를 이은 수나라와 당나라로부터 침략을 당하여 항전했다. 그 후 당나라는 신라와 연합군을 결성하여 백제와 고구려를 멸망시키고 그 자리에 웅진도독부와 안동도호부를 설치했다. 심지어 신라 땅에도 계림도독부를 세워 한반도를 지배하려고 했다. 고려는 거란과 몽골제국의 침략에 항전했고, 여진족이 세운 청나라는 정묘년과 병자년에 걸쳐 두 차례나 조선을 침략했다.
해양 세력인 일본은 전국시대를 통일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1592년 대륙진출을 명분으로 조선을 침략했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걸쳐 일본은 한반도와 그 인근에서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을 벌여 승리함으로써 조선을 일본의 식민지로 만들었다.
일제로부터 해방된 후 세워진 대한민국은 건국 2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북한이 침략해 오자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항전하였다. 이에 미국을 비롯한 유엔 회원국들은 군대와 장비・물자를 보내어 우리를 도와주었고, 미국은 전후 우리와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맺어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는 수 천 년 동안 전쟁을 일으킨 적이 단 한 차례도 없었고, 다만 쳐들어온 적에 대항하여 국가와 국민을 지키기 위해 항전을 했을 뿐이다. 항전을 포기한 단 한 차례의 역사는 일제에 의한 한일합방에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고 국권을 내어준 조선의 고종과 순종의 굴욕이었다. ‘이기는 전쟁’보다 ‘양보하는 평화’에 가치를 둔다면 한일합방의 역사를 굴욕으로 느낄 필요도 없고, 반일 감정을 드러내서도 안 될 것이다.
무력을 앞세운 전쟁 앞에 평화란 다다를 수 없는 신기루이다. 다만 항복을 택하여 굴욕과 고통 속에 살아갈 것인지 또는 항전을 택하여 승리함으로써 진정한 평화를 누릴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준비하라’는 교훈과 ‘천하수안 망전필위(天下雖安 忘戰必危, 천하가 비록 편안하다 할지라도 전쟁을 잊는다면 반드시 위기가 찾아온다)’의 진리를 깨우친 국민에게만 진정한 평화를 누릴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질 것이다. 🅿
국민희망저널 2024년 9월호 (제16호) COVER STORY | 3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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