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한민족은 역사의 공동체

역사와 민족과 미래는 공존하므로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
역사는 과거뿐 아니라 현재와 미래이다. 민족은 역사와 나라와 함께한다.

한효섭 헌정회전국지회장협의회 승인 2024.10.21 21:36 | 최종 수정 2024.10.21 21:38 의견 0

한효섭 헌정회전국지회장협의회 회장
12대 국회의원, 부산 한얼인

단재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 말은 역사와 민족과 미래는 공존하는 것이며, 따라서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는 말이다. 역사는 과거뿐 아니라 현재와 미래이다. 민족은 역사와 나라와 함께하는 것이다.
한민족은 12,000년 전 세계 최초로 충청도 청원군 소로리에서 벼농사를 시작하므로 농경사회와 농경문화를 이룩한 한韓의 나라, 한국, 한국인을 말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한민족은 한국역사의 공동체이다.
민족이란 무엇인가 하는 물음에 대한 해답은 일반상식의 의미와 학문적 의미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이 둘의 관점 사이에는 엄청난 괴리가 있다. 학자들은 일반사람들이 생각하는 의미를 벗어나 학문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라는 미명아래 자기만의 연구를 발표하여 공감대를 얻으려고 한다.
미국 코넬대학교 교수 베네딕트 앤더슨은 저서 「상상의 공동체」를 통해 민족의 정의를 내렸다. 민족은 저서의 제목처럼 ‘상상의 공동체’라고 하며 민족의 정의를 깊이 연구하지 않은 사람들은 ‘상상의 공동체’을 잘못 이해하여 ‘실체 없는 공동체’라고 해석하고 민족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꼬집었다. 그의 냉철한 비판처럼 현대에는 ‘민족이란 구태의연하고 고리타분하며 국뽕’이라고 폄하하는 무식한 지식인들이 판을 치고 있다.
종교공동체는 교회에서 형제자매라 부른다. 이렇게 종교공동체를 묶어주는 것은 신이다. 즉, 하나님과 예수님이다. 그러나 아무도 신을 본 사람은 없다. 이처럼 상상으로 공동체가 생긴다. 그러므로 학문적으로는 종교를 상상의 공동체라고 말한다.
유럽과 남미에서 민족이 형성되어 가는 과정에서 사회주의가 붕괴하면서 유럽분열과 독립운동이 일어나고 민족독립국가가 형성되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19세기 유럽은 민족의 정의에 대하여 고민하다 일반적인 정의로 대부분이 동의하는 민족의 정의를 발표했다. 그들이 말하는 민족이란, 첫째, 혈연, 언어, 지연, 문화, 종교의 공통성에 기초하며 둘째, 단일한 정치‧경제공동체를 이루고자 하는 열망을 가진 국가이며(즉, 민족단위국가독립) 셋째, 역사적으로 형성된 특수한 공동체라고 정의했다.
민족의 정의 핵심은 역사공동체이다. 베네딕트 앤더슨이 내린 민족의 정의인 상상의 공동체를 묶어두는 것은 역사이다. 한민족은 일만이천 년 전 한인(환인) 천제가 한韓의 나라(환국)를 건국하여 한웅(환웅) 천황의 배달나라, 단군왕검의 단군조선, 해모수의 북부여, 주몽의 고구려, 박혁거세의 신라, 온조왕의 백제, 대조영의 발해, 왕건의 고려, 이성계의 이씨 조선, 고종의 대한제국 그리고 현재의 대한민국으로 이어온 역사적 공동체이다. 즉, 수많은 나라로 이름이 바뀌고 제왕이 바뀌고 타 종족과 합치고 분열되며 영토가 확장되고 빼앗기면서도 파란만장한 시련과 고통을 감수하며 오늘날까지 나라와 전통과 문화를 지켜온 역사공동체가 바로 한민족인 것이다.
국호도 바뀌고 이념도 바뀌고 언어와 문자, 그리고 단어도 바뀌면서 굳건하게 지켜온 역사적 공동체인 한민족의 정체성과 자주성과 민족정신이 사대식민사관으로 상실되었으며, 21세기 산업화와 민주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자본주의 밑에서 반국가 행위자와 못난 정치인, 그리고 지배층과 지식층의 기회주의, 이기주의, 물질주의로 조국과 민족을 배반하고 사리사욕과 탐욕으로 사대식민사관의 매국 행위를 일삼는 오늘의 현실을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
한인(환인)께서 한韓의 나라 한국을 건국할 때부터 ‘한민족은 천손이다, 하늘의 자손이다’라고 하였고 환웅(한웅)천황의 배달나라와 단군왕검의 단군조선으로 국호가 바뀌어도 천손과 선민 자손이라 하였으며, 그 뒤에도 백성, 동포, 겨레, 민족, 국민, 한국인 등으로 이름을 바꾸어 불러오면서도 한민족의 자주성과 정체성과 국혼을 이어왔다.

왜곡된 민족의식을 타파하자

그렇다면 지금 왜곡된 민족의식은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과거 중국에서는 인과 민에 대하여 인(人)은 왕을 보필할 수 있고 벼슬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인재를 말하고, 민(民)은 백성 민이라 하여 한쪽 눈이 없는 사람, 피지배인, 농사짓는 사람을 농민이라 하였다. 그래서 지배자인 사람을 정치인, 경제인, 문화인, 지식인 등으로 표현하고, 피지배인은 농민, 어민이라 하고 힘없는 사람, 쓸모없는 사람, 천박한 사람, 천한 사람, 농사짓는 사람, 고기 잡는 사람, 가난하고 못 배운 사람 등으로 표현하였다. 또는 민예, 민속, 민화 등을 ‘촌스럽다’, ‘세련되지 못하다’, ‘천박하다’, ‘고리타분하다’ 등의 의미로 ‘민(民)’자를 사용했다.
19세기에 들어와서 천대받는 사람을 귀족과 차별 없이 동등하게 끌어올려 평등하게 한다는 뜻으로 1899년에 민족이란 단어를 사용하게 되었다. 1899년에 양제츠의 책에 민족이란 단어가 나오기 시작했다. 양제츠의 책이 한국으로 들어와서 1904년의 러일전쟁 후 1905년 일본의 침략으로 한국의 외교권이 일본에게 빼앗기고부터 일본과 한국은 같은 인종이지만 일본을 가장 큰 적이라고 인식하면서 한국인은 민족을 깨닫게 되었다. 즉 한국인의 민족의식이 형성되게 되었다.
한편으로는 그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한국인의 민족의식은 바로 반일의식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학자들 중에는 민족주의를 반일주의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뉴라이트 인사들은 반일민족주의를 넘어 반일 종족주의로 표현한다. 그들의 친일은 친일을 넘어 북한을 반공으로 더 미워하고 남북통일보다 남한이 일본화되는 것을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한민족은 사대식민사관의 지배층과 지식인 학문의 의미보다 한국인의 보편타당한 진리인, 일만 년을 이어 온 문화와 전통의 역사공동체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우리 함께 한韓의 나라 한국과 한국인을 지키고 자주성과 정체성과 민족정기를 복원해야 한다. 유구한 역사와 문화와 전통을 자랑하는 한민족은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세계를 선도하는 주인공으로서 그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민족이란 단어가 5천만 한민족이 12,000년의 전통과 문화를 간직하고 양반과 상놈의 계급제도를 타파한 지배층과 피지배층의 평등의미를 지니고 있는 역사공동체임을 자각해야 할 것이다. 🅿

국민희망저널 2024년 10월호 (제17호) 오피니언 | 7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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