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수/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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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7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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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연구진이 현대 응집물질물리학의 화두인 고온초전도체나 초유체 현상의 비밀을 풀 실마리를 제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연세대학교 김근수 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고체 물질 속에서 전자가 액체의 특징과 고체의 특징을 모두 갖는 ‘전자결정’ 조각을 발견했다고 17일 밝혔다.
‘전자결정’은 자유롭게 움직이는 전자가 서로를 밀어내는 반발력에 의해 결정처럼 고정된 상태를 말한다. 마치 같은 극의 자석 여러 개가 같이 있을 때 서로 더 가까이 가지 못하고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것과 비슷하다.
1930년대 헝가리 출신의 물리학자 유진 위그너가 전자 결정 상태를 처음으로 밝혀냈다. 위그너는 전자 결정 이론을 발표해 1963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위그너 결정이라고도 불리는 전자 결정을 실험적으로 확인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전자의 밀도, 온도 등 수많은 조건을 맞춰야 했기 때문이다. 김 교수 연구팀은 한발 더 나아가 고체 상태(전자 결정)와 기체 상태 외에 액체 상태는 물론 고체와 액체의 중간 상태인 액정 상태로도 존재할 수 있음을 추가로 밝혀냈다.
기존 전자 결정의 지식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던 다양한 신소재 분야 난제들을 해결할 새로운 실마리가 생긴 것이다. 특히 섭씨 영하 240도 이상의 비교적 높은 온도에서 작동하는 ‘고온 초전도체’ 구현에 이번 연구가 기여할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마치 액체결정(액정) 상태와 같은 전자결정 조각을 발견한 세계 최초의 연구 결과다. 관측된 불규칙성은 물질의 점성이 사라지는 초유체의 특징과도 유사하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짧은 거리의 배열만 존재하는 제3의 전자결정 상태를 인식하게 됐다는 점에 연구의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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