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동편제 판소리 복원한 전인삼 명창‧교수 '동편제 춘향가' 완창으로 전통의 맥을 잇다

2001년 전남대학교 국악학과에 국내 처음 판소리 전공 교수로 임용된 전인삼 명창은 1970년경부터 전승이 단절된 동편제 판소리 다섯 바탕인 적벽가, 수궁가, 흥보가, 춘향가, 심청가 등 동편제 판소리 복원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장단 조화가 잘 이루어져 짝이 쫙쫙 맞아떨어지는 전형적인 동편제 판소리 창법을 구사해낸 그의 완창공연은 우리 전통문화의 흥과 멋의 진수를 보여준다.

박종선 편집위원 승인 2024.09.16 17:58 의견 0

전인삼 명창·전남대학교(교수)


우리 소리는 1964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고, 2003년 11월 7일 유네스코가 지정한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으로 등재되었다.
창자(唱者)는 고수(鼓手)의 북장단에 맞추어 여러 등장인물의 서사적인 사설(辭說) 치레를 재담과 몸짓을 섞어 창극조(唱劇調)로 흥과 멋에 감정을 담아 소리와 발림으로 표현하고 이에 관객이 되돌림으로써 함께 소통하며 추임새로 공감하는 우리 민족의 전통문화다.

- 판소리의 동편제와 서편제의 유래

조선 후기에 중고제‧동편제‧서편제 등 시대와 지역을 배경으로 다양하게 발달하여 민족을 대표하는 예술로 자리매김하였다. 하지만 1910년 일본에 의하여 국권을 강탈당한 후, 1945년 광복될 때까지 민족예술은 그 명맥이 점점 쇠퇴해져 갔다. 지금에 이르러서도 전통예술은 국민들로부터 소외되어 겨우 전승의 명맥만을 잇고 있는 실정이다.
판소리 동편제‧서편제는 전승지에 따라 나뉜다. 동편제는 섬진강 동쪽 지역인 남원‧운봉‧순창‧곡성·구례 등에서 전승된 소리로 운봉 출신의 송흥록 창자의 전승 양식에 표준을 두고 있다.

- 전인삼 명창, 소리판 동편제 명맥을 잇다

송흥록은 조선후기 8명창 중 으뜸이 되는 명창이다. 매부인 김성옥이 창시한 진양장단을 도입하여 소리를 짜고 평타령이던 선율에 메나리조라는 향토적 선율을 수용함으로써 오늘날의 우조(羽調)와 계면조(界面調)로 대표되는 판소리의 조를 완성하였다. 귀곡성(鬼哭聲)이라는 진성과 가성이 교차하는 발성법을 개발하여 오늘날 판소리의 음악적 근간을 구축한 인물로 판소리의 중시조로 불리며, 이러한 흔적은 조선창극사, 한국의 판소리 등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전인삼 명창이 한평생의 수련을 통한 단단한 내공으로 고수의 북장단에 맞추어 짧게는 세 시간, 길게는 여덟 시간 완창한다는 것은 창자<소리꾼·명창>에게나 그 자리에 함께하는 관객들에게는 특별한 공연일 수밖에 없다.
전인삼 명창은 김청만, 김동현, 박근형 고수들과 함께 지난 1923년 5월 20일(토요일) 오후 3시 ‘서울시 중구 장충단 2가’에 있는 국립극장 하늘의 공연장에서 ‘동편제 춘향가 완창’으로 흥과 멋이 가미된 전통예술의 정체성을 보여주었다. 지난 1970년 이후 동편제 춘향가 전승의 맥이 연속되지 않고 단절되어 소멸하였던 부분을 복원했던 소리판이 소리꾼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한 몸에 받게 하였다.

가운데 녹색 도포를 입은 인물이 전인삼 명창


- 전형적인 창법을 구사하는 명창‧교수

그는 ‘대마디 대장단’ 가락에 감정을 절제하면서 엇붙임의 기교를 부리지 않는다. 단전에서 뽑아내는 통성이 음정에 따라 담백한 발성으로 구절구절을 시원시원하게 내지른다. 장단(이) 조화가 잘 이루어져 짝이 쫙쫙 맞아떨어지는 전형적인 동편제 판소리 창법을 구사해 냈다. 귀로 들리는 것과 박 흐름과의 차이가 나듯 소리판에서 장단을 중시했다.
2011년 동편제 춘향가 복원 완창 이후 12년 만에 다시 갖는 ‘동편제 춘향가’ 완창으로 여러 면에서 가슴이 설레도록 흥겹게 소리판을 벌였다. 이에 관객들은 추임새로 답하면서 성대음(聲帶音)과 후음(喉音)이 타고난 명창‧교수라고 칭송했다. 이는 한평생 수련을 숙명으로 알고 살아온 그의 노력에 박수를 아끼지 않는 관객들과 소리판의 역사를 지켜가려는 명창의 노력이 함께 어우러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 한 번 들은 소리를 단번에 따라 부르는 재능꾼

전인삼 名唱‧敎授는 대표적인 소리꾼으로 알려진 강도근 명창과 박봉술 명창으로부터 동편제 판소리를 전수받았다. 그는 한 번 들었다 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따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재능이 남달랐다. 17세 때 남원국악원의 강도근 명창 문하에 입문하여 끈질긴 집념과 성실한 노력으로 1997년 제23회 전주대사습놀이 판소리 명창부 장원을 차지하면서 35세의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명창의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2001년 전남대학교 국악학과에 국내 처음으로 판소리 전공 교수로 임용되어 다양하고 의미 있는 교육과 연주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 동편제 춘향가‧심청가 복원과 후학양성에 힘쓰다

전인삼 명창은 1970년경부터 전승이 단절된 동편제 판소리 다섯 바탕인 적벽가, 수궁가, 흥보가, 춘향가, 심청가의 다양하고 복잡한 내용을 15년째 암기하여 정리하면서 동편제 판소리 복원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전주소리축제에도 매년 전남대학교 학생들과 함께 참여하여 창극 무대를 선보이면서 개인적으로는 ‘동편제 춘향가 완창’을 하였다.
박봉술제 동편제 ‘춘향가’는 박봉술 명창이 창법을 정리하여 동편제 특유의 흥과 멋이 드러난다. 하지만 박봉술 명창은 1973년 중요무형문화재(국가무형유산) 판소리「적벽가」 예능보유자로 인정되었지만, 얼마후에 작고하는 바람에 동편제 춘향가 전승이 활발히 이루어지지 못했다. 하지만 그 당시 그의 제자였던 전인삼은 스승으로부터 ‘춘향가‧흥보가’를 전수받아 익힌 내용과 한국고음반연구회 회장 이보형씨와 더불어 국악작곡가 백대웅씨가 남긴 음원을 바탕으로 박봉술제 ‘춘향가’ 전판을 복원하여 2011년 국립극장에서 판소리 완창 공연을 가졌다.

- 전남대학교 전인삼 교수의 바람

“전인삼 교수입니다. 우리 전통문화 예술은 1910년 일본으로부터 국권을 강탈당한 후 1945년 해방까지 일제강점기로 접어들면서 1950년 이후 춘향가와 홍보가 등의 동편제 전승의 맥이 끊어져 항상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우리 국민은 소리로 시작하여 창의적인 예술적 감각이 뛰어난 민족입니다.”
“그 맥을 찾아 판소리 복원작업에 심혈을 기울이면서 교수의 직분도 충실히 이행하고, 후학양성을 위해 항상 전진하는 면모를 보여주고자 합니다. 그리고 우리 소리의 맥이 끊어지지 않도록 전통예술인들이 더욱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무대에서 관객들을 자주 뵙고자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전통 예술인들이 우리 전통문화 예술이 국민들로 하여금 더욱더 사랑받는 예술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라듯이 국민들이 우리의 전통예술을 더욱더 사랑해 주길 믿어본다. 🅿

국민희망저널 2024년 9월호 (제16호) Artist | 8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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