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핫이슈] 미국 대통령 선거와 한미동맹 관리

11월 5일에 있을 미국 제47대 대통령 선거 전,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와 민주당의 해리스 후보가 초박빙의 경선을 보이고 있다. 한국으로서는 누가 당선되든 상관없이 자유, 평화, 번영의 글로벌 중추국가로서의 중심을 잡고 전통적인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홍성표 KIMA 국방정책실장 승인 2024.09.16 17:38 의견 0

트럼프 후보가 펜실바니아주 '버틀러 팜 쇼 그라운드'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있다. / 총격 직후 트럼프 후보 ⓒ연합뉴스


다가오는 11월 5일에 있을 미국 제47대 대통령선거에서는 2020년 선거에서 3% 미만의 득표 차이로 승패가 갈린 애리조나, 조지아, 미시간, 펜실바니아, 위스콘신, 노스캐롤라이나, 네바다의 7개 경합주(Swing States)에서 누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당락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 2개월여를 앞두고 대통령후보를 전격 교체한 민주당은 카멀라 해리스 열풍을 일으킨 반면, 경합주 집중공략 유세에 나서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독단적 성격과 국경관리, 인종 및 성차별, 세금제도, 정치후원금 사익추구 등의 극단적 논란을 일으키며 구설수에 오르고 있어 캠페인이 오히려 퇴색하는 분위기를 내보이고 있다.

트럼프의 우세를 뒤집은 해리스 열풍

2024년 7월 13일 펜실바니아주 버틀러에서 개최된 공화당 대통령후보 유세장에서 괴한의 총격에 맞은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경호원들 사이로 피로 얼룩진 얼굴을 내보이며 오른손 주먹을 불끈 쥐고 승리를 외쳤던 장면이 전세계 언론매체들을 도배하다시피 했다. 그 때만 해도 사람들은 이번 대선은 볼 것도 없이 트럼프의 승리로 끝날 것이라고 속단했었다. 언론매체에 나온 전문가들도 너나없이 트럼프의 위기 돌파 리더십이 돋보였다면서 트럼프 후보의 승리가 굳어지고 있다고 예견했었다. 이틀 후 밀워키에서 개최된 4일간의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후보는 당원대표 98%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대통령 후보 수락연설을 하였다.

시카고에서 개최된 민주당 전당대회, 해리스 후보가 등단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7월 21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차기 대통령후보직을 사퇴하면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후계자로 추천했을 때만 해도 사람들은 해리스가 잘 해낼 수 있을까 하고 염려 반 기대 반의 반응을 보였었다. 하지만 8월 22일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후보 수락연설에서 해리스 후보는 활짝 핀 웃음으로 대중들 앞에서 모든 이들에게 기회가 균등한 미국 건설을 위해 함께 나아가자고 역설하면서 압도적인 지지를 확보했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빌 클린턴 전직 대통령들이 단상에 올라 해리스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선언하자 미국 전역은 해리스 열풍으로 가득 차고 넘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주당 전당대회에 대한 SNS 조회수는 3억 5천만 뷰를 기록하면서 공화당을 크게 앞질렀다.



트럼프와 해리스의 한반도에 관한 입장차이

트럼프와 해리스 두 후보의 한반도 및 외교안보국방에 관한 입장을 살펴보면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후보는 ‘미국우선주의 및 MAGA’ 슬로건하에 동맹국들과의 대북한 연대 강화보다는 김정은과의 친밀한(?) 관계를 내세우며 미북관계 개선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나토회원국들의 안보무임승차론을 강한 톤으로 비판하면서 동맹국들의 방위비 증액 압박을 가중시키는 미국 국익 챙기기 정책을 강력하게 구사할 것으로 예견된다.
반면 해리스 후보는 기존의 ‘동맹과 함께’ 슬로건 하에 김정은과 같은 폭군이나 독재자의 비위를 맞추지는 않을 것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밝힘으로써 트럼프 후보를 빗대어 비난하면서, 동북아에서 한미동맹 및 한미일 다자연대를 강조함은 물론, 나토회원국들과의 전통적인 동맹 가치와 파트너국들과의 긴밀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경제면에서는 트럼프 후보가 관세를 통한 미국경제의 경쟁력 회복을 강조하면서 특히, 중국에 60%의 관세를 부과하고 무역 최혜국 대우를 박탈하겠다고 공언한 반면, 해리스 후보는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의 미국 투자 유치에 힘쓰며 동맹국들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핵심 산업 역량을 강화하는 현 정부의 반도체법, 인플레이션감축법, 인프라법 등을 대체로 승계할 것으로 예견된다.

카멀라 해리스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후보 ⓒ연합뉴스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초박빙의 경선으로 치닫고 있는 시점에 한국으로서는 누가 당선되든 상관없이 자유, 평화, 번영의 글로벌 중추국가로서의 중심을 잡고 전통적인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미국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자국의 국익 극대화를 위해 전통적인 동맹관계의 훼손도 불사하는 극단의 트럼프 후보보다는 활짝 핀 웃음으로 기존의 동맹관계를 소중히 여기며 친밀하게 다가와 협력을 유도하는 해리스 후보에게 정치외교경제적 기대가 더 높아지는 것은 냉혹한 국제정치의 현실 속에서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할 수 있다. 한국 정부는 전통적으로 미국 공화당의 정책노선을 더 선호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예측을 불허하는 독단적 돌발행동에 당혹해했던 경험을 겪고 난 후에는, 민주당 바이든 대통령이 강조하고 있는 동맹과의 연대 중시 정책을 더 선호하면서 한미동맹은 현재 전례없는 최고조의 밀월관계를 즐기고 있다.

한미동맹은 대한민국의 성장 발전의 엔진

돌이켜보면, 한미동맹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성장 발전을 가능하게 만든 엔진이었다. 중국 및 소련과 동맹을 맺고 오늘날 세계의 거지 국가가 된 북한과 비교하면 좋은 대비가 된다. 해방 및 건국 시기에 미국은 무상원조를 시작으로 대한민국이 순조롭게 성장‧발전할 수 있도록 필요한 법적, 제도적 지원은 물론 정치경제‧사회문화‧외교안보군사적인 후견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이러한 미국을 빈정거리며 어떻게든 폄훼해보려고 획책하는 자들은 대오각성해야 한다.
우크라이나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전쟁을 겪고 있는 와중에 두 달 앞으로 다가온 미국의 이번 대선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만큼 현금의 국제정치에 미치는 미국의 영향력은 결정적이기 때문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자유민주주의 진영 국가들은 궁극적으로 세계질서를 힘으로 변경하려는 야만의 전체주의 세력들을 제압하고 규범과 법치가 존중되는 문명의 국제질서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도 단합된 세 결집을 필요로 하고 있다.
다행인 것은 우리가 바이든 정부의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노선을 각각 경험한 바가 있어서, 누가 되든 이전에 비해 훨씬 더 여유롭고 효과적인 대응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두 후보 모두 아직 북한의 비핵화에 관한 입장은 발표하지 않고 있지만, 그간의 경험으로 볼 때 트럼프는 정상 간의 회담으로 담판지으려는 성향이 강한 반면, 해리스는 ‘한미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에 따라 핵협의그룹 가동을 통한 북핵 공동대응 및 궁극적인 비핵화를 추구할 것으로 예견된다. 한미동맹은 한미 양국 모두에게 매우 긴요한 전략자산이 되고 있어 함부로 훼손시킬 수 없는 또 훼손되어서도 안되는 호혜적인 전략동맹으로 굳건하게 유지되도록 양국 모두 힘써야 할 것이다. 🅿

홍성표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국방정책실장
국제정치학박사, 미국 RAND연구소 연구원/공군대학원(AFIT) 교환교수


국민희망저널 2024년 9월호 (제16호) 희망인터뷰 | 6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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