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초대석] 태영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통일은 진정한 선진국, 강대국으로 가는 길

지난 7월 태영호 전 국민의 힘 의원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으로 취임했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는 민주평통의 사명’을 완수하는데 매진하겠다는 태영호 사무처장을 만나 본다.

김칠주 편집위원 승인 2024.09.16 15:50 의견 0

태영호(太永浩)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
- 제21대 국회의원(서울 강남구)
-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간사
- 국민의힘 최고위원


Q1 탈북민 출신의 민주평통사무처장으로서 남다른 각오가 있으실 거 같은데 구체적인 계획은 무엇입니까?
민주평통의 기본 사명이 대통령의 통일정책 자문에 응하고 건의하는 헌법기관이므로, 여러 법정 회의들과 전문가들, 지역 대표들을 통해 대통령의 통일정책을 잘 전달하고 그들의 의견을 대통령에게 잘 건의하는 임무에 힘을 쏟으려고 합니다.
민주평통이 평화통일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만들어가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 우선 뿌리 깊은 남남갈등을 해소하는 일에 앞장서려 합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북정책이 바뀌어 온 지난 정부들의 대북정책을 옳고 그름의 잣대가 아니라, 다름의 기준으로 바라보며, 민주평통이 그러한 다른 생각들을 통합하여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힘을 기울이겠습니다.
대통령께서 민주평통의 기관장으로 북한에서 행정 관료직에 있던 저를 임명한 것은, 북한 주민도 우리 국민이며, 일단 ‘먼저 온 통일’이라 할 수 있는 탈북민들의 의견도 통일정책 수립 초기 단계에서부터 일정 부문 반영하여 통일역량으로 녹여내라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민주평통이 각 지역에서 멘토링 사업은 물론 그들이 우리 사회에 잘 뿌리내리도록 도와주고 지역 특성에 맞게 순서를 정해주려 합니다.
또한 그러한 내용을 담아 북한 주민들에게 알리는 일에 힘을 쏟으려 합니다. 탈북민 정착 스토리나 남한 젊은이들의 생각 등을 콘텐츠에 담아내어 그들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유튜브 등 해외 북한 인력들과 엘리트층이 볼 수 있는 SNS 홍보에 힘을 집중하려 합니다. 또한 민주평통이 가지고 있는 글로벌 한인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통일에 대한 국제적 지지를 이끌어내는 일에도 힘을 쏟을 것입니다.

대통령의 통일‧대북 정책에 대해
건의하고 자문하는 기관

Q2 민주평통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서도 아직 국민들이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민주평통이 국민통합을 이루어내는 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민주평통은 헌법 92조에 근거하여 만들어진 대통령 직속 헌법기관으로, 대통령의 통일‧대북 정책에 대해 건의하고 자문하는 기관입니다. 국내‧외 약 2만 2천 명에 이르는 자문위원은 의장이신 대통령으로부터 위촉을 받아 국민생활 현장에서 평화통일 여론을 수렴하고, 또 정부의 통일정책을 전달하기도 합니다.
민주평통이 집행기관이 아니라 자문‧건의기관입니다. 그러다 보니 일반 행정집행기관과 달리, 업무에 대하여 책임지거나, 사고 대응 방법이나, 업무의 개선이 필요할 경우에 국민이 바로 문제제기를 하면서 사회적 이슈가 되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민주평통을 국민들에게 알리기란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통합과 관련해서는 민주평통이 갖는 고유 업무에 충실하면서, ‘먼저 온 통일’인 탈북민들과의 화합을 이루고 그들이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내리는 일에 민주평통이 앞장서도록 하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민주평통 사무처장 임명장 수여 (자료제공=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Q3 분단이 길어지면서 우리 젊은이들은 통일에 대해 무관심해지는 반면, 북한의 장마당 세대들은 통일을 바라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북한 주민들의 통일에 대한 의지는 아직도 큽니다. 특히 장마당 세대는 대한민국에 대한 동경과 호기심이 어느 세대보다도 큽니다. 북한에서는 지금 세대 단절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90년대 이후에 태어난 30대, 20대, 10대들과 그전 세대들과의 단절이 그것이죠.
북한 젊은 세대는 북한에 미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젊은이들은 통일만이 그들의 미래라고 생각합니다. K-pop, K-드라마 같은 한류 문화를 접해온 장마당 세대, 휴대폰 세대, 컴퓨터 세대가 인구 구성의 70% 선에 이르면 북한 체제가 흔들리는 현상을 직접 보게 될 것입니다.
남한의 많은 젊은이들은 분단 상황에서도 잘 살아왔는데 통일이 뭐 필요하냐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제 생각은 대한민국이 새롭게 경제 재도약을 하고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통일이 필수적입니다. 통일 한국은 중국과 러시아를 국경으로 마주하면서 대륙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입니다. 인구와 면적에서 진정한 강대국으로 세계 속에 우뚝 설 것이며, 글로벌 중추국가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을 것입니다.

‘8.15 통일 독트린’ 추진 위해
국내외 2만 2천 회원들 적극 활동

Q4 윤석열 대통령이 8·15 광복절에 강조한 통일 독트린의 내용과 평가, 이에 따른 민주평통의 역할은 어떻게 강화되어야 할 것으로 보십니까?
통일 독트린은 자유‧평화‧번영의 대한민국을 위해 3가지 통일비전과 3가지 통일 추진전략, 그리고 7가지 통일 추진방안의 ‘3-3-7 구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8·15 통일 독트린’도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을 그 기초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이전과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지금까지 통일정책은 체제의 차이점을 인정하거나, 평화공존이라는 틀 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다 보니 통일한국의 미래상이 모호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공무원 선서 하는 태영호 사무처장 (사진제공=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그러나 이번 ‘8·15 통일 독트린’은 첫째, 우리의 헌법 가치에 맞게 처음으로 ‘자유 통일’이라는 통일에 대한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했습니다. 둘째, 북한 정권과의 대화의 문은 계속 열어 놓되, 북한 주민의 변화 유도에 초점을 맞추고, 북한 주민의 변화를 통해 남북의 화해와 협력, 통일 과정을 만들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지금 북한이 동족 관계를 부정하고, 적대적 두 국가론을 제시하고, 통일 지우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8·15 통일 독트린’은 북한 당국이 아무리 하지 않겠다고 해도 대한민국 정부는 반드시 통일을 이루어내겠다는 의지를 우리 국민은 물론, 북한 주민에게, 그리고 국제사회에 천명했다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민주평통은 기존의 자문과 건의 역할은 물론이고, 이번 8·15 독트린에서 강조되었던 추진 방안과 관련해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에 매진하려 합니다. 몇 가지 예를 들면,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민주평통 2만2천 명의 모든 자문위원들이 각기 처한 장소에서 그 실상을 알리는 일에 우선 주력할 것입니다.
또한 북한이탈주민이 앞장설 수 있도록 힘쓸 것입니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지역협의회 단위의 멘토링 사업을 통해 젊은 탈북민들의 교육과 역량 강화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리고 해외에 나가 있는 4천여 자문위원들이 그들이 살고 있는 나라에서 그 나라의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통일과 이번 8·15 독트린에 나온 우리의 통일 의지를 이해시키고 설명하는 공공외교를 한껏 펼쳐나가도록 하겠습니다.

Q5 통일 독트린의 7가지의 통일 추진방안 중에 ‘북한 이탈주민의 역할을 통일 역량에 반영하자’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구현하실 계획이십니까?
과거에는 배고픔이 탈북의 원인이었다면, 오늘날에는 교육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탈북하는 세대가 소위 MZ세대인 20대, 10대, 30대 순으로 많은 것을 보아도 그 이전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탈북민의 세대나 탈북의 이유가 달라진 만큼, 탈북민에 대한 우리의 행정이 바뀌어야 하는데, 아직도 정착을 위한 지원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법을 고치고 행정을 통하여 변화된 지원을 하기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현실이므로 민주평통이 이 문제를 맡아달라는 것이 대통령의 생각이십니다. 우리 민주평통에는 228개의 지역협의회가 전국에 걸쳐 있습니다. 만일 1개의 협의회에서 1명의 대학생을 지원한다면 무려 228명의 젊은 탈북민을 지원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민주평통에 상임위원회, 정책포럼 등 대통령에게 정책건의를 하는 법정회의들과 정책논의 기구들이 있는데, 이러한 정책논의 구조에 탈북민들이 더 많이 참여하게 하려고 합니다.

탈북민 간담회 (사진제공=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Q6 통일 독트린 실현을 위해 국제사회와의 협력은 어떤 형태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십니까?
종전의 민족공동체통일방안에는 국제사회와의 연대 내용이 없었습니다. 이번 8·15 통일독트린에 처음으로 국제사회의 협력과 연대 내용이 들어갔습니다.
북한은 지금 핵을 보유했습니다. 러시아는 이미 핵 보유를 인정했고, 중국은 최근 비핵화를 요구하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이 당의 정책 정강에서 북한 비핵화를 빼버렸습니다.
국제환경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 우리가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통일은 자유와 인권과 같은 인류 보편적 가치를 확장하는 일이며, 통일이 곧 북한 비핵화와 같은 세계적인 평화유지와 직결되는 문제해결이라는 것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려서 협력을 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체제에 대한 동경과 자유가
탈북민들에게 가장 큰 동인

Q7 최근에 북한의 외교관을 비롯한 엘리트들의 탈북이 이어지고 있는데, 무엇이 탈북을 결심하게 하였는지, 또 처장님께서 탈북하던 때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요?
탈북하여 한국으로 오는 공통적인 이유는 한마디로 자유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근본적인 이유는 북한 체제에 대한 염증, 자유에 대한 갈망, 그리고 자녀교육 등과 같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그들로 하여금 불안을 느끼게 하고, 적어도 내 자식들만은 자유롭고 인간답게 자신들의 삶을 제대로 살아갈 수 있는 곳에서 살게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던 것이지요. 그곳이 바로 대한민국이죠. 결국 우리 체제에 대한 동경과 자유가 가장 큰 동인이 된 것입니다.
최근에 온 사람들에게서 들으니, 과거의 자녀들과 현재의 자녀들의 의식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난 시절 우리 외교관 자녀들은 한류를 몰랐고 한국의 위상도 잘 몰랐습니다. 우리 아이의 경우 학교에서 급우 중에 한국의 유명한 가수 이름을 물으면 답을 못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해외 나가 있는 자녀들은 한류를 다 알고 있고 한국의 발전과 위상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로 인한 충격과 마음의 동요를 겪고 있습니다. 이것이 차이점이고 탈북을 결심하게 된 배경이라고 봅니다.

대한민국이 새롭게 경제 재도약을 하고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통일이 필수적입니다. 통일 한국은 중국과 러시아를 국경으로 마주하면서 대륙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입니다. 인구와 면적에서 진정한 강대국으로 세계 속에 우뚝 설 것이며, 글로벌 중추국가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을 것입니다.


Q8 북한이 남한의 대북 전단살포를 구실로 오물풍선을 날려 보내고, 우리 쪽에서는 이에 대응하여 대북확성기로 대북 방송을 다시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처장님의 생각은 어떠하신가요?
북한은 남남갈등을 일으키고 대북 전단살포를 막아 보고자 오물풍선을 내려보내고 있습니다. 당장이라도 대북 전단살포를 중단하면 더 이상 오물풍선을 내려보낼 명분이 없어지겠지만, 우리가 자발적으로 대북 전단살포를 중단하는 문제와, 김정은의 요구에 의해 중단하거나 정부가 중단시키는 문제는 다른 문제입니다.
문재인 정부 때 북한이 대북 전단살포에 적극적인 행정적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고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하니까, 부랴부랴 금지법을 만들고 공권력을 동원해 중단시킨 것이 문제의 발단입니다. 북은 계속 남한 정부에 압박을 가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북에 끌려다녀서는 안 됩니다.
지금 전단 문제에서 있어서, 북한은 당국이 직접 나서고 있지만, 우리는 민간단체가 하고 있습니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는 정부가 시민단체의 활동을 강제할 수 없고, 시민단체와의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책을 찾는 것이 절차와 과정을 중시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특성입니다. 지금 정부가 이 문제를 놓고 시민단체들과 여러 대화 통로를 열어 놓고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Q9 끝으로 민주평통의 사무처장으로서 미래 통일세대인 대한민국 청년과 북한의 청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희망과 격려의 메시지가 있으시다면?
대한민국 현실이 그리 녹록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 청년들은 앞으로 통일을 이루어내야 하고, 이 나라 대한민국을 이끌고 가야 하는 입장에 있습니다. 탈북민인 제가 대한민국에서 고위직을 담당할 정도로 대한민국은 자유롭고 민주적인 국가입니다. 결코 남과 북에 대한 출신으로 인한 차별적인 대우나 편견은 없을 것입니다.
남북이 하나 되면 8천만의 인구와 더 넓은 국토를 갖게 됩니다. 경제적으로 내수(內需)도 살아나고 일할 곳도 많아질 것입니다. 풍부한 노동력과 첨단 기술이 하나로 어우러져 남북한 청년들이 이 나라 대한민국을 명실상부한 선진국과 강대국으로 만들어 갈 것입니다.
지금 많은 청년들이 취업과 생활고 때문에 통일에는 관심이 없고, 일부에서는 ‘오물풍선이 날아오는데 북한이 무슨 우리와 동족이냐’라고까지 생각하는데, 앞으로 민주평통이 앞장서서 통일이 가져다주는 엄청난 편익(benefit)을 잘 설명하여 청년들의 취업이나 생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통일이라는 이슈가 쉽게 다가올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

국민희망저널 2024년 9월호 (제16호) 특별초대석 | 4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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