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사)한국이집트발전협회(KEDA) 경제문화시장개척단 이집트 방문

(사)한국이집트발전협회(KEDA)가 2024년 5월, 국내기업 및 단체 대표단과 함께 이집트를 방문하여 양국의 경제협력강화를 모색했다. KEDA 주관으로 이루어진 ‘이집트경제문화시장개척단’의 이번 방문을 통해 이집트 정부가 추진중인 ‘수에즈 경제특구청’ 프로젝트에 한국 산업단지 조성과 연내 한국-이집트 전세기 및 직항의 운행이 되도록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김칠주 편집위원 승인 2024.07.10 22:42 의견 0

서울대 치과대학 의료진, KEDA와 협력하여 구순구개열 환자 무료수술.



(사)한국이집트발전협회(KEDA, Korean Egyptian Development Association, 회장 강웅식)의 민간 교류 협력이 활발하다. KEDA는 한국과 이집트 간 민간 경제교류를 도모하고 우호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2016년 설립된 사단법인이다. 강웅식 회장은 1991년 영국 왕립육군참모대학에서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함께 유학하면서 개인적 친분을 쌓은 바 있다.
KEDA의 강 회장은 이번 이집트 방문이 53회째로 그간 한국기업들의 이집트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많은 활약을 해왔으며, 크고 작은 성과를 이루었다. KEDA는 3차에 걸친 자선·봉사활동으로 안면기형 환자 52명을 무료 수술해 주기도 하였다. 교육·문화·경제교류 및 친선 활동도 꾸준히 해왔다. 특히 기업인들이 단체로 방문한 것은 두 차례이다. 2017년 10월에는 27명이 방문하여 카이로 상공회의소(CCC), 이집트 경제인연합회(EBA), 알렉산드리아 경제인연합회(EBA), MOMP 등 6개 기관과 MOU를 체결하여 이집트 시장 진출을 시작하였다. 또한, 2018년 11월에는 아랍아프리카여성투자연맹(AWIU)주관 국제비즈니스에도 20여 개 기업체가 참가하였으며, 이번이 3번째 기업체들의 방문이었다.

KEDA의 이집트 방문 배경과 이집트 시장의 매력

중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체 수는 감소하고 있고, 베트남은 여전히 인기가 있지만 높아지는 인건비로 제3의 지대로 진출이 요구되는 시점에 이집트 시장이 중동 북아프리카의 관문으로 우리 기업들의 새로운 시장개척지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시장은 1992년 한중수교로 경제교류가 활발해져 많은 기업이 중국에 진출하여, 많을 때는 2010년대 중반에 3만여 개 기업들이 있었다고 한다. 그 후 2016년 사드 사태로 중국에서의 경영이 어려워지고 중국의 인건비 상승과 기술력 향상,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한국기업들의 중국 철수는 더욱 가속화되어 2020년 말 기준 16,000여 개 기업이 남아있다고 한다.

이집트경제인연합회와 국제비지니스포럼을 하는 KEDA 강웅식 회장(좌에서 두 번째), 윤순구 주이집트 한국대사(우에서 두 번째). ⓒKEDA



한편, 베트남은 1986년 도이머이정책으로 시장 지향적인 개혁 정책을 추진하면서 한국기업이 진출하기 시작하여 현재 약 9,000개 기업이 진출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베트남도 인건비가 상승하여 현재 중국의 숙련공은 월 1,000~2,000달러, 베트남은 500~1,000달러로 증가, 기업들의 경영 부담이 가중되어 새로운 시장이 필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이집트 시장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집트 엘시시 대통령은 2015년 5월, 강웅식 회장에게 한국기업의 이집트진출을 요청하면서 한국산업공단 유치를 제안한 바 있었는데, 이번에 산업공단 개척을 위한 시장 조사 차원에서 방문하게 된 것이다.
이집트는 대통령중심제로 현 엘시시 대통령은 2024년 4월에 6년인 3선 임기를 시작하였고, 인구 1억 1천여만 명에 1인당 GDP는 약 4,500달러이며 한국과 교역규모는 약 32억 달러로 전체순위 49위, 아프리카 국가 중에는 수입 3위, 수출 4위 규모를 자랑하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다.

2022년 11월 30일, KEDA 강웅식 회장(KAI 고문), 이집트 AOI와 FA-50 경공격기 이집트 현지 공동생산 협약 체결식 진행.



한국은 44개 기업이 진출해 있으며 한국 교민은 1,000여 명이 생활하고 있다. 이집트는 값싼 인건비가 매력이다. 코트라에 의하면, 최저임금은 97달러, 대졸 초임이 150달러, 현지에 진출한 근로자는 130달러, 관리직은 325달러 수준이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양국 간 FTA가 체결되지 않아 관세가 높다는 것이다. 중국과 가격경쟁에서 불리한데 관세까지 가해지면 경쟁력이 취약하므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현지 산업공단 조성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특히 수에즈 경제특구는 수에즈 운하 일대 455㎢ 규모에 4개 산업단지가 조성되어 있으며, 이번에 KEDA는 수크나(SOKHNA)항만지역에 위치한 엘스웨디(ElSewedy) 산업공단 터를 방문하였다.

수에즈 경제특구(SCZONE)에 한국산업 단지 조성

KEDA는 국내 기업들의 이집트진출 및 경제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이집트 경제문화 시상개척단" 이름으로 지난 5월 25일부터 31일까지 이집트를 방문하였다. 이번 방문단은 강웅식 회장을 비롯해 협회 임직원, 삼부토건, 토니모리, 이스턴R&E, 중소기업진흥회, 한국피복협동조합 등 22개 기업과 기관 대표 등 24명으로 구성되었다. 이들은 5월 26일 이집트 카이로에 도착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방문단은 첫날인 26일 오후 주이집트 한국대사관을 방문해 최병선 경제공사 겸 총영사를 비롯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한국수출입은행 현지 책임자들로부터 이집트 경제 상황과 투자 현황 등에 대한 설명을 청취했다. 김용현 대사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참석을 앞둔 무스타파 마드불리 총리와의 면담으로 부득이하게 참석하지 못했다. 최병선 경제공사는 “이집트는 7천 년 역사를 가진 인구 1억 1천만 명의 활력 넘치는 나라로, 국민 평균 연령이 25세로 젊다. 국내 기업들이 현지 기업들과 협의를 통해 좋은 열매를 맺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방문에서 KEDA는 이집트 3선 의원이자 소와디 그룹 회장인 살라 알수디 의원을 KEDA 이집트 회장으로, 오사마 전 장군을 상임고문으로, 에쌈 전 조달청 부청장을 고문으로, 이집트 국영 신문 알흐람의 니빈 쉐핫 논설실장을 언론 고문으로 임명하여 방문단과 함께 활동하였다.

사단법인 한국이집트발전협회 강웅식 회장이 수에즈 경제특구청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KEDA




방문단은 이튿날인 27일 수에즈경제특구청을 방문해 특구 현황을 청취하고 입주 조건 등에 대해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왈리드 가말 엘디엔 청장은 “글로벌 공급망 위기 속에서 다양한 지역에서 생산하는 게 중요해졌다”며 “우리 특구는 한국 기업들에게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방문 기업 중 이스턴R&E는(회장 이의시) 이집트 철도차량 제작회사 NERIC과 이집트철도청으로부터 수주한 객차 500량과 대차 1,000대를 공동 제작하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력으로 이스턴R&E는 이집트 철도사업뿐 아니라 아프리카 종단철도 사업에도 진출할 교두보를 마련하게 되었다. 강웅식 회장은 “양국이 윈윈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이집트가 ‘나일강의 호랑이’가 될 것”이라며, “한국에서 이집트까지 직항로가 개설되면 양국 간 교류와 우호 협력 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문단은 이어 아인 소크나 구역에 조성된 중국산업단지(TEDA)를 둘러보고 중국 입주기업 관계자와 면담했다. 중국은 2008년부터 TEDA 조성에 나서 현재 160개 기업이 입주한 상태이며, 2단계 조성 사업을 벌이고 있다.


개척단은 사흘째인 28일 오전 카이로의 엘스웨디 본사를 방문, 회사 현황에 관한 브리핑을 받고 아흐메드 엘스웨디(Ahmed Elsewedy) CEO와 면담했다. 아흐메드 대표는 “이미 진출한 삼성과 LG처럼 한국의 다른 기업들이 많이 와서 기회를 갖기를 바란다. 주력 업종과 기술을 알려주면 적극 지원하겠다. 공장을 짓는다면 공단부지 제공이 가능하고 투자해서 수출하는 것도 지원할 수 있다. 협력사를 찾는다면 소개할 수도 있다. 한국 기술을 믿고 있다”고 말했다.

KEDA와 협력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는 엘스웨디 그룹은 케이블, 전자제품, 건설 및 엔지니어링, 디지털솔류션, 인프라 투자에 걸쳐 198개 계열사를 두고 있어 ‘이집트의 삼성’으로 불린다. 아프리카 25개를 비롯해 아시아와 유럽 등에 총 31개 공장을 두고 세계 114개국에 수출, 지난해 5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KEDA 주관으로‘이집트 경제문화개척단’으로 현지를 방문 중인 국내 기업 관계자들이 28일 오전(현지시각) 카이로엘스웨디 본사에서 아흐메드 엘스웨디(왼쪽에서 일곱 번째) CEO 등 엘스웨디 임직원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KEDA



개척단은 이어 이집트상공회의소를 찾아 알라 에즈(Alaa Ezz) 사무총장 등 20여 명과 면담하고 협력 및 교류 방안을 협의했다. 이집트 측 참석자들은 방문 기업들이 소개한 기술과 제품에 큰 관심을 기울였다. 면담이 끝난 뒤에도 헌 옷 같은 섬유를 친환경 건축자재로 탈바꿈시키는 세진플러스와 세라믹 진공포장으로 해산물과 육류 등의 장기간 냉장 보관이 가능하도록 한 SAN푸드의 기술과 머거본 브랜드로 유명한 식품기업 세계식품의 제품 등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한편, 화장품업체 토니모리 김승철 대표가 투자회사인 ARTOC의 관계자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ARTOC 측은 토니모리와 구체적인 가격 협상에서 의견 일치를 보면 이집트와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유통에 적극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보통신 기업인 이노넷과 유캐스트, 제이콥시스템, NST정보통신도 같은 날 이집트 정보통신 회사인 엠코(EMCO) 관계자들을 만나 협력 방안을 협의했다. 이노넷은 TVWS (TV 채널끼리 간섭을 피하기 위해 비워놓은 공간) 기반으로 격오지 등에서 무선인터넷 환경을 구축하는 기술과 제품을, 유캐스트는 기지국과 이동형 기지국 시스템과 장비를, 제이콥시스템은 저격수 훈련시뮬레이터와 테이저건 훈련시뮬레이터를, NST정보통신은 고속 LAN 접속용 스위치 제품과 항공기 활주로 유도 제어 기술로 호평을 받았다. 유캐스트와 제이콥시스템, NST정보통신은 엠코 측과 상호 협력 관계를 위한 MOU에 서명했다.

이집트 시장 진출을 모색하기 위해 현지를 방문한 국내 22개 기업과 단체 관계자들이 28일 오후 이집트상공회의소를 방문해 상공회의소 관계자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KEDA



친환경 섬유 패널 제조회사인 세진플러스, 열분해 기술을 활용해 폐기물에서 바이오디젤을 추출하는 기술을 보유한 이앤브릿지는 엔비로케어(EnviroCare)를 지난주 화상회의를 통해 논의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협의했다. 두 회사는 엔비로케어와 시장 타당성 조사와 현지 생산에 필요한 준비를 공동으로 하는 내용의 MOU를 맺었다.


특히 세진플러스(대표 박준영)의 브랜드인 플러스판넬에 대해 최근 아프리카 가나와 토고, 동남아의 라오스, 베트남, 북미의 캐나다 정부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어 이집트 측 회사들도 현지 합작공장설립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야간관측경 등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자랑하는 대표적인 방산업체인 동인광학(회장 정인)은 전날 이집트 국방부 산하 기업인 AIO의 공장을 방문해 협력 가능성을 모색했다. 1982년 설립된 AIO는 이집트에서 국방 광학제품 분야의 선도적인 공급업체로 꼽힌다.

28일 KEDA 강 회장과 모하메드 아바스 헬미 민간항공부 장관이 한국이집트 직항로 재개에 긍정적인 면담 후. ⓒKEDA


이집트 항공과 연내 직항로 개설 합의

한편 모하메드 아바스 헬미(Mohamed Abas Helmi) 민간항공부 장관은 28일 강웅식 회장과 면담에서 한국과 항공편 직항로 개설에 대한 요청을 받고 배석한 이집트항공 회장과 상의하여 금년 내에 직항로를 개설할 것에 합의했다. 현지 언론은 카이로~서울 직항편이 곧 개설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는 항공 운송총대리(GSA) 업무 협력을 위해 이집트를 찾은 김진하 KII 대표가 동석했다. 강 회장은 주택 및 도시개발부 등 부처 관계자들을 만나 삼부토건 등 국내 건설사의 진출 및 이스턴R&E 등 한국 철도화차 제작관련 기업을 적극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스턴R&E는 지난 27일 이집트 철도차량 제작회사인 NERIC이 이집트철도청으로부터 수주한 대차(객차와 화차 밑에 장착되어 축을 회전시켜 주행 능력을 높여주는 핵심 장치) 1,000대의 제작에 협력하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


이집트 주택 및 도시개발부장관 특보인 아브델카렉 이브라힘(Abdelkhalek Ibrahim)은 스마트시티 10곳 개발 등 프로젝트에 한국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협조해 줄 것을 강 회장에게 요청했다.이날 현지 일간신문인 알 아르함(Al Ahram)지는 KEDA 강웅식 회장과 김칠주 부회장 등을 상대로 방문 성과 등을 인터뷰해 보도했다. 이 신문은 국내 전기 오토바이 생산업체인 투쓰리세븐, 지오그룹과 자회사인 알 아르함 오토가 기술 협력이나 협력 생산 가능성을 타진하기도 했다. 여기에서도 목재가 부족한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유용한 친환경 패널업체인 세진플러스에 대해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집트 최대일간지 알아흐람지 모하메드 파에즈 회장과 함께(필자는 좌측에서 6번째). ⓒKEDA



연말에 2차 방문, 내년 4월 3차 방문 예정

KEDA는 연말에 국내 중견 및 중소기업 50여 개 사로 2차 개척단을 구성해 이집트를 방문할 계획이다. 또한 양국 수교 30주년이 되는 2024년 4월 13일에 한국의 한국예총(회장 조강훈)을 주축으로 하는 문화예술단과 시장개척단의 방문이 기대된다.
이번 방문의 참가 기업과 단체(가나다순)는 △경인엔지니어링 △동인광학 △삼부토건 △세계식품 △세진플러스 △아는소방CNC △유캐스트 △이노넷 △이스턴 R&E △이앤브릿지 △제이콥시스템 △좋은엘리베이터 △지오그룹 △토니모리 △투쓰리세븐 △파키스탄 니자미(Nizami) 그룹 △KⅡ △NST정보통신 △SAN푸드 △중소기업진흥회 △한국피복협동조합 △한국호수자원연구원 등 총 22곳이었다. 🅿

취재 | 김칠주 편집위원(KEDA부회장)

국민희망저널 2024년 7월호 (제14호) 현장취재 | 8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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