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안보칼럼] 북한의 오물풍선 도발과 우리의 대응

최근 북한이 오물풍선을 대한민국 상공으로 무단으로 살포하면서 한반도에 다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한반도는 정전 상태임을 잊지 말고 변함없이 정부와 국민, 군이 하나 되어 철저한 군사적 대비, 국제적 협력, 남북 대화의 지속, 특히 국내적 단결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칠주 편집위원 승인 2024.07.10 20:59 | 최종 수정 2024.07.10 22:05 의견 0

한국자유총연맹 회원들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살포한 오물풍선이 올해 들어 5월 28일 23시경 1차로 휴전선 접경지역부터 시작하여 총 4차에 걸쳐 1,610여 개가 전국적으로 발견되었다. 1차 오물풍선을 살포하면서 GPS 교란도 하여 혼란을 증폭시키기도 하였다. 북한은 6월 2일 2차 살포 후 김강일 국방성 부상 명의로 쓰레기 살포를 잠정 중단한다고 하면서 대북 전단이 다시 발견되면 다시 살포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후 6월8일 탈북민단체가 전단을 보내자 다시 3차로 오물풍선을 살포하였다. 합참은 총 330개가 식별되었는데 80개가 한국에 낙하하였으며, 상당수는 기상 상황에 의해 북한지역과 공해상으로 낙하하였다고 발표했다. 6월 9일 낮 12시 30분쯤에는 중부 전선에서 20~30명가량의 북한군이 삽과 곡괭이 등의 작업장비를 들고 군사분계선을 50m를 단순 침범하기도 하였다. 다음날 6월 9일 21시경 4차 살포를 하였다.


북한이 한국으로 날려 보내는 오물풍선에는 다양한 종류의 오물이 포함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심리적 공포를 조성하고, 한국 사회에 혼란을 초래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북한의 오물풍선에 의한 피해로 지붕 등 주택파손, 차량 파손, 비닐하우스 파손 등 피해는 가벼운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러한 북한의 도발에 대해 유엔사는 5월 30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북한이 오물풍선을 보내는 군사적 행동이 공세적이고 비위생적일 뿐 아니라 정전협정 위반이며 한반도 평화유지 노력을 방해하는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판하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2차 살포 후 6월 4일 9.19 남북 군사합의 전부 효력 정지 안을 재가하였다.

북한의 기상천외한 대남도발의 역사

북한의 기상천외한 대남도발은 오랜 역사가 있다. 북한은 지상, 해상, 공중, 수중, 그리고 사이버 영역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1968년의 푸에블로호 납치 사건, 1983년의 아웅산 묘소 폭탄 테러, 1987년 대한항공기 폭파, 2002년 제1연평해전 도발, 2006년 1차 핵실험, 2008년 금강산 관광객 피살, 2010년의 천안함 침몰 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 2015년 목함지뢰 매설, 2020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서해 공무원 피살, 2022년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 그리고 계속되는 미사일발사 도발 등이 있다. 이러한 도발은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을 극도로 높이는 동시에, 남한의 군사 및 외교 전략을 시험하는 도구로 활용됐다.

1987년 11월 27일에 대항항공을 폭파한 김현희를 체포하여 입국하는 장면 ⓒ연합뉴스



북한의 도발에 대한 남한의 대응은 주로 군사적 경계 태세 강화와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통한 외교적 압박으로 이루어졌다. 예를 들어, 천안함 사건 이후에는 대북 제재가 강화되었고, 연평도 포격 이후에는 남한의 군사적 준비 태세가 한층 강화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대응책의 효과는 일시적일 수밖에 없었으며, 북한의 도발이 반복되는 현상은 지속되었다.

서울특별시 서초구에서 발견된 오물품성 잔해 ⓒ연합뉴스


북한의 오물풍선 도발의 특징

북한은 왜 지속적으로 도발을 해올까? 바로 헌법 위에 존재하는 노동당 규약의 전문에서 그 배경을 알 수 있다. 2021년 1월에 개정된 북한 노동당 규약 전문은 “조선로동당의 당면 목적은 공화국 북반부에서 부강하고 문명한 사회주의사회를 건설하며 전국적 범위에서 사회의 자주적이며 민주주의적인 발전을 실현하는 데 있으며 최종 목적은 인민의 리상이 완전히 실현된 공산주의 사회를 건설하는 데 있다.”라며 변함없이 한반도 적화통일을 당의 최종 목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한반도 적화를 위하여 북한은 지속적으로 도발하는 것이다.


이번 북한의 오물풍선 도발로 알 수 있는 것은 도발의 내용이 계속 새로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북한이 남북 간의 긴장을 계속 고조시키기 위해 부단히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는 것으로써 앞으로도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도발을 계속해 올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의 9.19 군사합의 무효화 선언은 몇 가지 중요한 의미가 있다. 첫째, 북한의 반복되는 도발에 대해 더 이상 수동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이는 남한이 북한의 도발에 대해 더욱 단호하고 강경한 태도를 보이겠다는 신호이다. 둘째, 9.19 군사합의의 무효화는 남북 간의 신뢰 구축이 여전히 불안정하다는 현실을 인정하는 조치이다. 이는 남북 관계가 평화적 노력을 통해 개선될 가능성이 아직은 낮다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6월 4일, 9.19군사합의 전부 효력정지를 발표하는 조창래 국방부 정책실장. ⓒ연합뉴스


우리의 전략적 대응 방안은?

북한의 새롭고 반복되는 도발에 대해 무감각하거나 대비를 게을리하면 안 된다. 과거 도발을 복합적으로 분석하고 향후 예상되는 도발유형과 도발의 위협 수준에 따른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도발에 상응한 즉각 대응과 보복을 해야 한다.


첫째, 군사적 대비 태세를 유지하는 것이다. 북한의 도발이 언제 어디서든 새로운 양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예상되는 적 도발 유형별 철저한 군사적 준비는 우리의 안보를 지키는 기본적인 전제조건이다.


둘째,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북한의 도발에 대해 국제사회, 특히 미국, 일본 등 우방국은 물론 중국, 러시아에도 북한 도발의 위협과 불법성을 계속 강조하여 대북 제재와 외교적 압박에 동참하고 최소한 북한을 두둔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북한의 도발에 국제적 동의를 확보하여 북한의 도발이 강해질 때 우리가 즉각 응징할 수 있는 지지기반을 형성한다는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이러한 조치는 북한의 도발에 제약을 가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남북 간의 대화와 협력의 채널을 유지해야 한다. 비록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고 있지만 대화의 창구를 열어두고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장기적인 평화 구축을 위한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국내 차원에서 정치적, 사회적 결속을 계속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의 도발에 대해 국내적으로 단합된 대응을 보이는 것이 북한의 전략을 무력화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야당이 오히려 우리의 대응을 비판하는 측면이 있으나 이는 북한이 노리는 남남갈등의 프레임에 빠져 북한의 계속적인 도발을 부추길 뿐이라는 것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한반도는 정전 상태임을 잊지 말고 변함없이 정부와 국민, 군이 하나 되어 철저한 군사적 대비, 국제적 협력, 남북 대화의 지속, 그리고 국내적 단결이 필요하다.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우리의 결연한 전략적 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

김칠주 편집위원
정치학 박사KMA역사포럼 회장

국민희망저널 2024년 7월호 (제14호) 국방안보칼럼 | 7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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