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에서 정한 마약 청정국은 인구 10만 명당 마약 범죄자 20명 이하이다. 한국은 2015년을 기점으로 마약 청정국 지위를 잃었다. 대검찰청의 ‘2021 마약류 범죄백서’와 ‘마약류 월간동향’을 보면 2017년 1만 4,123명에서 2022년 1만 8,395명으로 약 30% 늘어났다. 10대 마약류 사범은 2017년 119명에서 2022년 481명으로 4배 넘게 높았다. 약물에 대한 세계보건기구(WHO) 정의는 첫째, 약물 사용에 대한 욕구가 강제적일 정도로 강하고(의존성) 둘째, 사용 약물의 양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으며(내성) 셋째, 이를 중단할 경우 신체적으로 고통과 부작용이 따르며(금단현상) 넷째, 개인에게 한정되지 아니하고 사회에도 해를 끼치는 약물(위해성)로 규정하고 있다. 청소년 보호법 제1조 청소년에게 유해한 매체물과 약물 등이 청소년에게 유통되는 것과 청소년이 유해한 업소에 출입하는 것 등을 규제하고 청소년을 유해한 환경으로부터 보호ㆍ구제함으로써 청소년이 건전한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청소년 마약은 더 빨리 중독, 더 빨리 전파
최근 청소년들의 마약 비행이 증가하고 있다. 청소년들이 마약에 접하는 방식은 온라인으로 SNS, 텔레그램, 다크앱 등이다. 2021년 부산과 경남지역에서 발생한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패치의 유통 투약 42명도 고교생이라는 뉴스 보도를 시작으로 10대들의 마약 사용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기억력상승·집중력 강화 등의 기능을 내세운 신제품 음료 출시 시음 행사(필로폰 함유된 우유)를 빙자한 사건, 10대 ‘나비약' 식욕억제제 처방 → SNS 유통 중 검거, ‘살 빼는 약’, ‘공부 잘하는 약(methylphenidate, MPH)’ 식욕억제제(Phentermine) ‘나비약’을 사고판 혐의를 받는 102명이 경찰에 적발된 이들 중 절반 이상이 10대 청소년이다. 청소년에게 심각한 피해가 예견되는 ‘마약류’ 노출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다. 청소년기의 약물 오남용 경험은 호기심에서 시작되고, 또래 집단 특성상 빠르게 전파되어 더 빨리 중독되고 더 심각한 피해를 갖게 된다. 또한 성인기 이후의 약물 오남용에도 영향을 미쳐 평생 고통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4월 12일 ‘2023년 마약류 폐해인식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조사 청소년(만 14~18살)은 2천 명이다. 결과는 진정제·대마초 등 13종 마약류 물질 중 한 가지 이상을 사용해 봤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2.6%였다. 가족, 또래 친구 등 주변 사람 중 향정신성 약물을 사용할 것 같은 사람이 있다고 답한 성인은 청소년은 16.1%로 나타났다. 청소년 84.4%가 ‘국내의 마약류 문제가 심각하다’고 답변했다. 국내에서 직접 마약류를 구하려고 마음먹으면 인터넷 누리집, SNS, 지인 소개 등 경로로 마약류를 구할 수 있다고 답한 청소년 84%다.
또한 청소년 48.6%는 ‘마약김밥’, ‘마약옥수수’ 등 상업적 목적으로 쓰는 마약 용어가 마약에 대해 친숙한 느낌을 준다고 답했다. 또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된 총 4만 2,296건의 마약 검출 결과 내역을 전수 분석한 결과, 만 10세~19세의 소변과 모발에서 마약 양성 반응이 1,290건, 투약자 수는 290명이다. 2022년 마약류 사범 통계에 따르면 마약류 투약이 급증하는 시기는 고등학교 진학 시기인 17세~18세다.(청소년의 마약 투약 현황, SBS 뉴스, 2023, 05)
한 번 마약에 중독되면 빠져나오기도 쉽지 않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2021년 전체 마약류 사범의 재범률은 36.6%다. 3명 중 1명은 다시 마약에 손을 댄다는 의미다. 2021년 마약류 사용자 실태조사 결과는 더 심각하다. 응답자 중 91.9%가 ‘마약류를 끊은 적이 있다’고 답했지만 1년 이상 마약에 손을 대지 않은 사람은 36.9%뿐이다. 마약은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면서 오·남용 시 인체에 심각한 위해를 주는 약물인데 특히 청소년들은 펜타닐이라는 마약 진통제를 먹는데 이 약물은 말기 암 환자에게 처방되는 약물로서 내성과 의존성이 강해 한번 투약하면 심각한 금단증상 현상으로 끊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약물로 10대들에게는 뇌 손상과 중독이 훨씬 크다는 문제점이 있다.
청소년 마약중독, 지속적 예방 교육 필요
청소년들의 마약 중독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 방안은 첫째, 청소년 주변 유해 환경을 정리해야 한다. 청소년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주변의 환경 즉, 가정, 학교, 사회 환경이다. 특히 핵가족화, 부모의 맞벌이 증가에 따라 가정에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금전적으로 풍족해지면서 사회적 환경인 친구들과 함께하는 여가, 오락 시간이 많아지면서 마약류 등에 유혹되고 접할 기회가 많이 발생한다. 청소년이 가장 많이 접하는 학교 주변 유해업소는 철저히 단속, 정화하고, 청소년 대상 공간과 불법적으로 운영하는 유흥 관련 업소 종사자들을 상대로 지방자치단체 및 경찰에서 지속적으로 점검과 사회정화를 통한 주변 환경 개선의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청소년 맞춤형 유해 약물 예방 교육 및 치료가 필요하다. 청소년 마약류 예방 교육은 마약류 사용 여부와 상관없이 청소년에게 마약류의 오·남용 폐해를 알리고 경각심을 일깨워야 한다. 또한 대중매체와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 SNS, 동영상을 통한 사이버 홍보를 강화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청소년 대상 유해 약물 교육을 반복적으로 실시하여야 한다. 특히 예방 교육은 학교와 지방자치단체, 경찰 등의 국가기관과 외부 청소년 전문기관을 통한 전문가 초청 강연 등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셋째, 청소년 유해 약물 중독 전문가 양성이 필요하다. 청소년들의 마약 접근성이 좋아진 상태에서 마약에 대한 지식을 다각도로 전달해야 한다. 청소년은 성인보다 약물 중독으로 진행되는 속도가 더 빠르고, 감정조절 실패, 타인과 관계 어려움, 통제력 상실 등 성인과 다른 특성이 있고, 청소년 약물 중독은 본인의 건강에 대한 1차 피해로 끝나지 않고 비행과 일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마약은 뇌 기능은 물론, 사회활동, 대인관계 등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뇌 기능이 발달하고 사회활동을 시작하는 청소년 마약은 심각한 피해를 볼 수 있다. 따라서 청소년의 특성을 반영한 접근 및 개입이 가능한 청소년 유해 약물, 마약류 중독의 위험성을 알릴 수 있는 전문가 양성이 필요하다. 약물이 뇌에 들어와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주고, 개인의 발전, 유대감 등 건강한 쾌감을 획득할 수 있도록 돕는 청소년 유해 약물 전문가가 필요하다.
넷째, 민간 전문기관과의 협력을 확대가 필요하다. 예방 효과를 높이고 경각심 고취를 위해서는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콘텐츠의 유튜브, 법 교육 포털 업로드 등 온라인 홍보 강화가 필요하다. 학교·검찰·법원·민간 전문 기간과 연계해 중독증상 등으로 치료가 종료된 청소년은 이후 계속해서 상담과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육·지도 감독 상담·재활 지원까지 모니터링을 할 민간 전문기관과 협력이 확대되어야 한다.
다섯째, 청소년 유해 약물 치료 전문기관이 필요하다. 마약은 한번 손을 대고 나면 중독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특성이 있다. 교육·상담·의료기관의 협력적인 치료가 적절한 시기에 개입되어야 한다. 마약은 중독성이 곧 재범으로 이어지는 만큼, 우리나라도 단속 위주가 아닌 중독성 치료에도 초점을 맞춰 예산을 확대하고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마약 중독자 치료를 위해선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중독자는 뇌의 동기 부여, 행동 조절, 가치 판단 등의 기능이 완전히 무너져 우울증 등 정신질환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이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 마약 문제는 단순히 타인의 문제라 인식하지 말고 모두가 현재의 상황을 공감하고 관심을 가지고 마약을 하는 행동 자체만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마약 사용자, 즉 사람을 치료해야 한다. 청소년 마약 및 유해 약물 정책은 처벌보다는 예방교육과 중독의 개선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청소년 마약 문제 해결은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체계적으로 대처하고 치료 재활을 통해 건전하게 사회에 복귀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
인터뷰 | 김기영 편집위원(중앙대 교수)
국민희망저널 2024년 7월호 (제14호) 긴급진단·인터뷰 | 7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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