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헌절 특별인터뷰] 헌정회 운영위원회 의장 김동주 "전 3선 국회의원이 바라는 바람직한 국회상"

헌정회는 전직 국회의원들이 회원인 모임이다. 회원 수가 1,290여 명에 이르는 헌정회를 이끄는 김동주 의장이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현 국회와 정치의 문제, 그리고 국가의 미래를 위해 후배 의원들에게 당부하는 올바른 정치인의 길에 대해 들어본다.

손한나 기자 승인 2024.07.10 18:38 | 최종 수정 2024.07.10 18:47 의견 0

김동주 의장은 기장 출신으로 12, 13, 15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한일의원연맹 한국 대표, 월드컵 특별위원장, 자민련 부총재, 한나라당 중앙당 상임고문 등을 역임했고 현재는 헌정회 운영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다.

Q1 김동주 의장님께서는 제74주년 제헌절을 맞아 현 국회의 운영 모습을 보며 생각이 남다르실 것 같은데요.


제헌절이 곧 다가오지요. 우리 선배 의원님 중에는 정말로 훌륭한 분이 많았습니다. 저는 대한민국을 민주국가로 또 경제 대국이 된 데는 뭐니 뭐니 해도 우리 정치권에 있는 훌륭한 선배님들의 노력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후배들도 그 선배님들의 훌륭한 애국 애민 정신을 잘 본받아서 보다 나은 나라를 만들어야 할 텐데 지금 국회 모습을 보면 걱정이 많습니다.

정치의 기본 질서가 파괴된 현 국회

Q2 헌정회는 전직 국회의원들의 모임으로 알려져 있는데 법정단체인 헌정회의 조직구성과 목적에 등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지요.


우리 대한민국 헌정회는 헌정회의 육성법에 따라 설립된 법률단체로 전직 국회의원들이 회원인 모임입니다. 헌정회에는 역대 대통령, 국무총리, 대학 총장을 비롯하여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가입되어 있습니다. 현재 회원은 1,240명인데 이번에 22대 국회가 구성되면서 50여 명이 더 들어옵니다. 헌정회의 목적은 우리 회원들 간의 친목 도모도 있지만 현직 정치권이나 국회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회원들이 과거 의정활동의 경험을 통해서 취득한 정책 대안들을 여야 관계없이 선후배들과 공유하고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20일 제22대 국회가 개원했습니다. 많은 국민은 지금 국회가 특정 인물을 지키기 위한 방탄 국회, 독재 국회의 우려가 있다고 걱정하고 있습니다. 또 반국가 위헌 정당 판결을 받은 진보당 아류의 국회 진입을 불안하게 보고 있습니다.

Q3 이런 현실을 어떻게 진단하시는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국민께 먼저 사과를 드립니다. 요즘 제가 공식 비공식 자리에서 국민을 만나면 “지금 정치권이 왜 이렇게 됐느냐, 선배들이 후배들 좀 잘 가르쳐라.”하는 충고를 많이 받고 있습니다. 현재 여당이든 야당이든 정치권이 국민으로부터 엄청난 불신을 당하고 있다는 것이 사실입니다.


과거 정치권을 보면 이승만 건국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바로 세우는 운동을 했고, 그 이후에는 박정희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산업화를 이루는 데 앞장을 섰는데, 당시에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전 여야 의원들이 다 협조했습니다. 소위 3김시대,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시대에는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확실히 심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그 민주화를 이루고 나니까 이제는 민주주의를 왜곡해서 좀 이상한 방향으로 몰고 가려는 세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특정 정권을 비판하는 게 아니고 20대 21대 22대가 지나가면서 어느 특정인을 위한 정치 행태가 이루어지면서 정치의 기본 질서가 파괴돼 버렸어요. 정당과 국회는 여당 야당이 있어야 합니다. 제가 국회의원 할 때도 여당이 압승해서 집권당이 절대다수를 차지할 때도 있었고, 또 3당이 골고루 의석을 확보해서 여소야대가 된 시절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때는 목적이 오직 민주주의를 위한다는 큰 목적이 있었기 때문에 많은 국민의 협조가 있었습니다.


저는 우리 정치인들이 앞장서서 대한민국이 민주화됐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하면 그 당시에는 일반 국민은 물론 지식인, 언론인, 노동자 등등 전 국민이 민주화를 위해 뛰는 정치인을 지지해 줬기 때문에 군사 정권이 물러나고 민주화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민주헌법으로 개헌은 했습니다마는 반쪽 국회가 돼 서로 싸우기만 합니다. 이래서는 안 된다는 데 정치인들이 공감해야 합니다. 우리 헌정회에서는 얼마 전에도 주요 간부회의나 운영위원회에서 국회 정상화를 위한 강한 결의를 했습니다. 여야 간에 이래서는 안 된다, 국민을 생각하는 정치를 해라, 어느 특정인이나 특정 정당의 정권을 뺏기 위한, 정권을 잡기 위한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성명서도 내고 했습니다.


앞으로 더 지켜볼 겁니다. 곧 국회 신임 의장이 우리 중요 간부 30명과 만나는데 그 자리에서도 저희가 분명히 이야기할 겁니다. 국회의장은 중립을 지켜야 하고 국회는 여야 두 바퀴가 정확하게 돌아가야 만이 정상적인 국회가 되고 또 나라가 발전한다는 점을 말씀드릴 겁니다. 특히 지금은 경제가 제일 큰 문제 아닙니까? 그다음에 안보 문제인데 지금 북한에서는 해서는 안 될 짓을 많이 하고 있지 않습니까? 사회 문제에서도 의료 문제가 심각한데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안 됩니다. 물론 그분들의 주장도 일부 맞는 거 있습니다만 대화로 해야지 이렇게 집단으로 진료를 거부하는 것은 국제적으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하루속히 냉정을 되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정부도 기탄없는 대화를 해야 합니다. 의사든 공직자든 자기 직종이 ‘내가 봉사하고 사회공헌 하는 거다, 그 일을 해서 내가 보수를 받는 거다’라는 생각을 해야지요. 국가가 있고 난 뒤에 자기 직업도 있고 자기 직장도 있다는 생각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국회의원 선거제도 등 개헌 필요

Q4 대승적인 차원에서 나라와 국가를 먼저 생각하는 정상적인 국회가 되어야 한다, 특정인을 위한 국회나 사당화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씀인가요?


그렇습니다. 국회가 대한민국을 위한 큰 방향을 가지고 여야 간에 토론을 통해 싸워야지 어떤 개인이나 어느 특정 정당의 다음 집권을 위해서 몰두하면 바른 정치가 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대통령은 단임제 아닙니까? 국민이 선출하지 않았습니까? 임기는 철저히 보장을 해주어야지 벌써부터 임기 단축이니 탄핵이니 하는 말이 공공연히 나오는 것은 헌정을 파괴하는 행태입니다. 대통령이 잘못하는 부분은 국회에서 심하게 질타해도 됩니다. 그냥 무슨 유행가처럼 탄핵이니 뭐니 하고 떠드는 것은 여야는 물론 국가에 전혀 도움이 안 됩니다. 그러다가는 국가가 또 한 번 위기에 처하고 큰 손해를 봅니다. 대통령도 공직자인데 공직자들이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정치권에서 잡아줘야 합니다.

-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리 헌정회 선배 의원님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것 같습니다. 국회와 정권이 바뀔 때마다 헌법 개정 문제가 어김없이 등장하는데요. 개헌 논의에 있어서 특히 헌법전문 개정 또 권력 구조 개편 문제 같은 부분들이 늘 민감하게 제기되고 있는데요.

Q5 개헌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개헌은 해야 합니다. 지난 개헌 이후 국가 경제 구조나 사회 문제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시대에 맞지 않는 부분이 좀 있습니다. 그건 바로잡아야지요. 그리고 지금 헌법전문을 가지고 지나치게 논쟁해서는 안 됩니다. 헌법전문이 문제가 돼서 지금 우리 사회가 문제가 되고 정치가 잘못되고 있습니까? 모두 자기가 주장하는 게 옳다고 하는데 그 정당이나 단체 또는 개인이 주장하는 모든 걸 전문에 넣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세계적으로 보면 전문이 없는 나라도 많습니다. 이렇게 전문 문제에만 매달릴 때가 아닙니다. 권력 문제에 있어서 대통령이 4년 연임제이다가 지금 단임제로 되었는데 이 문제도 신중하게 봐야 합니다. 제일 말썽이 되는 국회의원 선거제도 문제도 더 깊이 검토해서 대폭 수정해야 합니다.


헌법 문제는 대한민국을 선진강국으로 도약시키기 위해서 법과 제도를 어떻게 해야 좋을지 큰 명제를 두고 시대에 맞도록 수정해야 합니다. 어느 특정인을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에 당선시키는 데 유리한 방향으로 헌법을 고치는 것은 절대로 안 되죠.

파행을 계속하면 국민이 심판할 것

Q6 개헌을 해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서 동의하신다는 말씀이군요. 그런데 이번 국회가 지금 거의 파국으로 가는데 어떤 해결 방법은 없을지요?


얼마 전 언론을 통해서 보니까 어느 여당 국회의원 당선자가 대통령의 임기를 1년 축소하더라도 국회의원 선거에 맞춰 개헌을 하자고 하더군요. 자신이 진짜 나라를 위해서 개헌하고 싶다면 ‘내 국회의원직을 포기할 테니까 개헌합시다’라고 양심적으로 나가야 진정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국회의원 두 번 낙선하고 세 번째 당선되어 12대 13대 하다가 15대 들어와서 국회의원 4년 임기를 1년 포기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자기의 권한을 다 행사하려고 고집부리면 염치없는 행위였거든요.


만일에 올해 연말까지 이런 식으로 계속 국회가 협치하지 않고 분열된다면 아마 양심적인 국민들이 크게 일어날 것 같아요. 여야를 떠나서 나라가 우선이고 그다음에 정치가 있어야지 국가가 망하고 난 뒤에는 정치가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이대로라면 4년을 확실히 보장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모든 정치인이, 우리 의원 후배들이 정신을 차려야 합니다.

24년 6월 12일 제2차 운영위원회 회의에서 김동주 의장. ⓒ대한민국헌정회

Q7 의원님께서는 오랜 의정활동을 해 오셨는데 그때의 정치인들과 지금 정치인들에게 차이가 있다면 어떤 것인지요?


제가 30세부터 출마를 해서 꼭 50년 됐는데, 그 당시에는 대통령도 국회의원도 국민의 소리에 겁을 냈어요. 그때는 독재니, 뭐니 하더라도 언론에도 겁을 냈고 또 언론도 살아 있었어요. 그러나 지금 언론을 보면 편파적인 언론이 너무 많아요. 유튜브 같은 게 생겨서 책임 없이 사실과 다른 왜곡이 너무나 많은데 이것도 좀 자제해야 합니다. 안 되면 법으로라도 강하게 규제해야 합니다. 정치인도 정신을 차려야 되겠지만 언론도 정말 사회적인 책임을 져야 하고, 정부가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법질서가 확립되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여야 의원들이 국민을 겁내야 합니다. 국민을 완전히 무시하고 자기 소속 정당이나 어떤 정파의 편에 서서 그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후배들이 여럿 보입니다. 이런 점은 자기 스스로가 하루속히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8 마지막으로 후배 의원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정치는 현재진행형일 때는 잘 모릅니다. 역사는 먼 훗날 후손들이 평가하는 것입니다. 자기 정당의 대표나 실력자에게 충성하기보다는 오로지 국민들께 충성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영원히 존경을 받습니다. 존경받지 못하는 정치인은 더 이상 정치인이 아닙니다. 🅿

인터뷰 | 손한나 본지 공동대표

국민희망저널 2024년 7월호 (제14호) 제헌절 특별인터뷰 | 3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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