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주년 특별기획정담] 윤석열 정부와 보수우파시민 세력이 나아갈 길

본지는 창간 1주년을 기념해 지난 5월 20일 오후 3시 ‘고성국TV’ 스튜디오에서 뉴데일리 류근일 고문(전 조선일보 주필), 고성국 정치학박사 그리고 본지 편집고문인 석동현 변호사 세 분의 기획 정담(鼎談)을 마련했습니다. 자유우파의 총선 참패와 여소야대 정국에서 윤석열 정부와 보수우파의 나아갈 길은 무엇인지에 대해 우파 싱크탱크 세 분과 함께 자성과 성찰의 시간을 가졌고 이것이 힘찬 새 출발의 방향타가 되기를 바랍니다. (*본 대담 동영상은 유튜브 ‘고성국TV’에서 볼 수 있습니다.)

김민경 승인 2024.06.22 22:14 | 최종 수정 2024.06.24 17:21 의견 0

(오른쪽부터)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 석동현 변호사, 고성국 정치학박사

사회-석동현 변호사

안녕하십니까. 석동현 변호사입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 1년 후인 작년 6월, 우리 우파시민단체에서 윤석열 정부의 정책 홍보 및 정통우파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우파시민단체의 활동을 소개하고자 ‘국민희망저널’이란 월간지를 창간했습니다. 이 월간지가 벌써 1주년을 맞았습니다. 정말 척박한 여건 속에서 어렵게 지난 1년을 꾸려왔고 이제 2년 차에 접어들면서 앞으로는 우리 우파 진영과 자유우파 시민들을 위한 정론지로서 좀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국민희망저널 창간 1주년을 맞아 현재 우리 자유우파가 처한 상황을 진단하고 앞으로의 과제를 점검해 보기 위해 지금도 언론 현장에서 우리 보수진영에 용기와 채찍을 주시는 보배 같은 두 분, 전 조선일보 주필이자 뉴데일리 고문으로 계시는 류근일 주필님, 그리고 이 시대 최고의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님을 모시고 윤석열 정부와 보수우파 시민 세력이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데 중점을 두고 정담을 진행하겠습니다.

참 가슴 아픈 일입니다만 지난 4.10 총선에서 우리 보수우파 진영이 4년 전에 이어서 또다시 참패를 당해서 지금 공황 상태에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놓고 이럴 줄 알았다는 평가도 있고 또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당혹감도 함께 있습니다. 총선 패인을 어떻게 보고 계신 지 먼저 간략히 짚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총선 패인은 타락한 대중민주주의

류근일 주필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총선 패인에 관해서는 언론들도 오피니언 리더들도 국민의힘도 여러 가지 이유를 내놨습니다. 그런데 저는 상당 부분 이들 평에 동의하지 못합니다. 언론들이 제일 많이 지적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가 문제였다, 그렇게 쓰더라고요. 비 좌파 여러 언론에서도 그렇다는데 윤석열의 어떤 것이 불통입니까? 이재명이야말로 ‘개는 짖어라, 나는 간다.’ 하면서 완전히 남의 말은 듣지 않고 좌파 한 방향으로 가지 않았습니까? 심지어 유인태 같은 운동권 원로 말도 안 듣고 정세균이나 김부겸이 찾아가도 일절 듣지 않았어요. 그건 불통 아닙니까? 왜 윤석열 대통령이 자기 입장을 지키는 것만 불통이라 그러고 이재명이 불통한 거는 불통이라는 소리를 안 하느냐는 말이에요. 저는 언론의 이런 태도가 불공정하다고 보고요.

또 특검 얘기가 있어요. 채 상병 특검, 김건희 여사 특검 등…. 그런데 저는 윤 대통령 말이 맞다고 봐요. 검찰이 수사 중에 있으니까. 더군다나 김건희 여사에 관한 주가 조작건은 이미 다 나왔는데 뭐 별거 아니고, 문제는 파우치인데 아 그러면 김혜경의 법카 문제라든가 또한 김정숙의 타지마할 여행이라든가 이런 거는 문제를 안 삼고 왜 한쪽 사람만 가지고 그러느냐 이거예요. 그러니까 둘 다 하든가 둘 다 말든가 이래야 옳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고. 채 상병의 경우도 지금 수사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종섭 장관은 왜 호주로 보냈느냐 그러는데 공수처에서 부르지도 않고 입건도 안 하니까, 입건하고 그때 부르면 오면 되지 했겠죠. 이거에 대해서 나는 ‘하려면 하라’ 이거예요.

사람들이 이번 총선거로 보수를 ‘끝났다’, 생명력을 잃었다고 그러는데 그럼 운동권 정권은 잘한 게 뭐가 있어요? 지금 제가 보기에는 전 세계 사회주의 진보 운동 사상에서 오늘의 586 한국 운동권만큼 타락한 세력이 없다고 봅니다. 전체주의라는 점에서도 그렇고 퍼주기에서도 그렇고. 집값 지금 30억 원씩 오른 거, 이거 다 누가 해놓은 겁니까? 원전 파괴는 누가 한 겁니까? 그리고 한미동맹을 깨려고 하는 북·중·러 유라시아 전체주의 진영의 문제점은 지적하지 않아요. 이게 다 뭔가 공정하지가 않아요.

류근일 뉴데일리 주필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보수가 참패를 하고 저쪽이 이겼느냐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한 가지 의견이 있습니다. 정치하는 사람들은 국민을 무서워해야 되기 때문에 말을 못해요. 감히 말하건대 저는 한국의 타락한 대중민주주의가 문제라는 걸 좀 지적하고 싶어요.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이 귀족정치가 타락하면 올리가르키아(과두정치, 소수자에 의한 정치 지배)가 되고 제왕정치가 타락하면 폭군정치가 되고 민주주의가 타락하면 폭민정치가 된다고 그랬어요, 나는 한국의 대중민주주의가 지금 중우정치(衆愚政治) 단계에 와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볼게요. 수원정에 김준혁 의원이 당선됐지요, 근데 그는 김활란 박사가 이화여대생들 뽑아서 미군에 접대부로 한 것처럼 얘기했어요. 이 사람은 이 밖에도 여러 가지 문제가 많았지만, 여론을 무시하고 내버려 둬 결국 당선되었습니다. 또 양문석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도덕성 문제가 심각한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런 일들은 표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거거든요? 그런데 전혀 미치지 않았어요. 정청래 같은 사람도 무슨 소리를 해도 찍어주지 않습니까? 지금 한국 유권자들의 심리가 그렇게 돌아가고 있다, 이런 점을 지적하고 싶은 겁니다.

우리가 한국 민주주의의 타락, 운동권의 타락에도 불구하고 대중이 그들을 찍어주는 거 그리고 문재인 실정에 대해서는 눈 감는 겁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죽을 둥 살 둥 하면서 그래도 한미동맹을 복원하고 노동개혁하고 교육개혁하고 노력하는 것, 또 인도 태평양 글로벌 자유국가 연대에 우리가 앞장서는 것 등 여러 가지를 잘한 거란 말이에요. 근데 덮어놓고 윤석열 2년은 아주 못 쓸 거고 문재인 5년은 하나도 책임을 묻지도 않는 그런 편 가름의 정치, 그리고 이재명의 기소된 혐의점, 조국 피의 사실, 이런 게 문제가 돼야 할 텐데 문제가 안 되고 표에 영향을 주지 않았어요.

고성국 박사(이하 호칭 생략)

우리 자유우파가 다들 큰 충격을 받고 지금도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데요. 의석수가 192 대 108이지만 실제로 투표한 유권자들로 따지면 50대 45고 기권한 사람들까지 감안해서 전체 국민으로 따지면 35대 32.5 정도 되거든요. 이 정도면 뭐 질 수 있는 정도의 표차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리가 선거 평가를 할 때 ‘우리가 어쩔 수 없는 주어진 조건이 있고 또 우리가 그런 조건 속에서 주체적으로 뭘 할 수 있었는데 못했다’, 이렇게 구별을 해야 평가가 제대로 된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국민의힘은 여당으로 선거를 했어요. 그러면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주어진 조건인 거예요. 그게 싫었으면 야당 했어야죠. 그러니까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높아도 그건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그냥 주어진 운명이고 지지율이 낮아도 그냥 주어진 운명이에요. 그 조건 속에서 선거를 하는 거거든요. 그게 싫었으면 처음부터 대통령 쫓아내고 그냥 우리 야당 하겠다고 했어야 되는 거예요. 그런데 그게 아니잖아요.

윤석열 대통령의 존재가 언뜻 보면 부담으로만 보이지만 실제로는 긍정적 측면들이 굉장히 많이 있어요. 여당이 갖고 있는 여러 가지 활용할 수 있는 자원들이라는 게 있거든요. 그게 윤석열 대통령이 없었으면 꿈도 못 꿀 일이죠. 그걸 잘 활용했느냐, 어쨌느냐라고 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선거 패배를 분석하면서 자꾸 윤석열 대통령 책임을 들고나오는 건 실제로 진짜 책임 소재를 규명하는 것을 피하는 비겁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건 주어진 조건이고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 이후 내내 30%대의 지지율을 기록하는 상황이라는 걸 누구나 다 알고 있었지 않냐, 그리고 그 윤석열 대통령이 속해 있는 여당으로서 국회의원의 공천을 받고 출마를 할 경우에 어떤 리스크와 어떤 베네핏을 동시에 받을 수밖에 없다는 걸 다 알고 하지 않았느냐 말입니다.

그래놓고 이제 와서 마치 이길 수 있는 선거를 대통령 때문에 졌다는 식으로 이렇게 몰아가는 것은 제대로 된 선거 평가가 아니다, 이렇게 봅니다. 저는 선거 평가는 100% 국민의힘이 어떻게 선거에 임했느냐, 어떤 전략과 전술을 구사했느냐, 그런데 어떤 거는 좀 먹혔는데 어떤 거는 제대로 안 됐다, 이렇게 분석을 해야 이후에도 그 해답이 나온다고 봐요.

고성국 정치학 박사

이를테면 대통령 책임이라고 딱 규정해 놓고 선거 평가 끝냈다고 돌아서면 그럼 2년 후 선거는 어떡할 건데요? 지방선거? 대통령은 개입하면 안 돼요. 3년 후 대선은 어떡할 건데요? 저는 이번 총선에서 충분히 우리가 이길 수 있었다고 봅니다. 그 당시에는 한동훈이 되었건, 원희룡이 되었건 간에 대통령과 적절하게 거리두기가 필요하다고 모든 언론이 주문하지 않았습니까? 정말로 대통령과 거리두기를 적절하게 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못했다면 그걸 대통령 책임이라고 어떻게 얘기합니까? 한동훈의 책임이거나 당의 책임이죠. 그런데 한동훈 비대위원장 체제가 출범하고 나서 선거 전반전 초반에 이재명보다 지지율이 더 잘 나왔어요. 윤석열 때문에 안 됐다는 것이 성립하려면, 한동훈이 비대위원장을 하건 안 하건 여전히 지지율이 안 나와서 그냥 해보지도 못하고 졌어야 말이 되는 거죠. 굳이 따지자면 그렇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거 아니거든요. 한동훈 비대위원장 체제가 출범하면서 국민적 관심을 모으고 한동훈 개인 인기와 더불어서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을 앞서 나가던 것이 선거전 초반의 분위기였어요. 그런데 이게 막판에 참패로 결론이 난 거 아닙니까? 그리고 그 전 과정에서 실제로 대통령은 어떤 개입도 할 수가 없었단 말이에요.

그렇다면 만약에, 이 총선에서 뭐 가정이 의미가 있겠습니까만 이겼다면 오롯이 그건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승리였을 거예요. 졌으면 오롯이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패배로 결론이 나는 게 너무나 당연하잖아요. 만약에 이겼다면 대통령 덕이라고 했겠느냐고요. 그래서 저는 미세 분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류 주필님이 아까 전체 세계사적 흐름까지 말씀하셨으니까 저는 좀 더 미세적으로 접근해 들어가야 비로소 패배의 원인들이 보인다, 그래야 우리가 뭘 고쳐야 되는지가 분명하게 드러난다고 봅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저는 한동훈 비대위 체제로도 이길 수 있었다, 그런데 졌다, 그리고 그 이유는 세 가지라고 봅니다.

첫째, 선거 전반에 걸쳐 일관된 전략 전술이 제대로 수립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심지어는 선거 슬로건조차 중간에 바뀌었어요. 이-조 심판론이 처음부터 나왔던 게 아니잖아요. 운동권 심판하다가 선거 중반전부터 그냥 쓰기 시작한 거예요. 그러니까 핵심 슬로건이 선거 중반전에나 나타났다는 것은 아무리 좋게 얘기해도 선거 전반전에는 슬로건 하나 세우지 못할 정도로 전략 전술이 없었다는 뜻이잖아요.

두 번째는 공천 실패에요.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공천을 잘해서 4년 전보다 6석이나 더 이겼다고 얘기하는데 이건 패전지장이 할 말은 아니고요. 저는 이 공천 실패 때문에 정말 좋았던 분위기가 완전히 반전됐다, 우리 자유우파 국민들부터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평가합니다.

세 번째로는 역시 선거는 특히 우리나라의 대통령 중심제 권력 구조에서는 총선이라고 하더라도 253명의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하는 선거가 아니고 이 선거판 전체를 이끄는 한 사람의 차기 대권 주자에 의해서 좌우되는 측면이 강하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더불어민주당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재명의 선거를 치른 거죠. 그래서 이재명을 대통령으로 만들려면 미우나 고우나 더불어민주당이야, 이렇게 된 거 아니에요? 그렇게 해서 저는 총선 승리를 이재명이 이끌어냈고 따라서 그 모든 성과도 이재명이 지금 독식하고 있는 거예요. 누구도 시비 걸지 못해요.

그러면 국민의힘은 과연 처음부터 끝까지 한동훈이 선거를 제대로 치렀느냐? 선거 중반 이후에는 한동훈의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게 되거든요. 현장에서 시장에서 국민들이 한동훈을 보고 싶은데 못 보는 일들이 막 벌어진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그런 세 가지의 실패 요인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선거구제 개편 등 수도권 대책 필요

석동현

이런 관점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대통령 선거는 전국이 하나의 판으로서, 예를 들면 수도권이든 영남권에서든 득점 지역에서 많이 득점을 하면 전체적인 포인트가 올라갑니다. 반면 총선은 지금 전국 254개 지역에서 제각각 소선거구제로 뽑는 가운데 특히 우리 보수당이 4년 전에도 수도권에서 참패를 했고 이번에도 졌습니다. 사실 지지율 차이는 아까 고 박사님 말씀하신 대로 5% 포인트 내외임에도 각 지역에서 근소하게 전부 지니까 결과적으로 의석수 면에서 그냥 완전히 패배했습니다.

이런 선거제도가 안 바뀌는 한 다른 전략과 다른 공천 요소를 다 종합하더라도 수도권에서 특별한 전략 보강 또는 인력 보강 혹은 여러 가지 수도권 대책이 좀 마련되어야 다음 총선에서 우리가 재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수도권 참패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류근일 | 수도권 참패의 경우는 원래 수도권 자체가 진보 야당 쪽에 유리하게 돼 있는 거죠, 내부 구성이. 그러니까 여기서는 이기지 못해도 전보다 2배 정도 국민의힘, 즉 보수가 늘어나든가 아니면 지더라도 근소하게 진다든가 하면 이것만 해도 대승이라고 저는 보거든요. 왜냐하면 경기·인천은 더 말할 것도 없지만 수도권은 상당수의 인텔리가 살고 대학생들이 살고 MZ세대가 많이 사는, 문화적으로 가장 앞선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정치 교양 수준에서는 굉장히 후진적인 시민 의식을 지니고 있다고 봅니다.

고성국

저는 주필님 말씀에 조금 보완을 하고 싶은 대목이 있는데요. 우리가 2년 전 지방선거 때는 수도권에서도 이겼습니다. 서울 지역의 25개 구청장 선거에서도 우리가 좀 더 앞섰어요. 17개로. 그러니까 구조가 이렇게 돼서 어쩔 수 없다는 거는 호남의 경우에는 해당되는데 서울과 수도권은 유동성이 있어요. 변동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제도 때문에 이렇게 됐다고 하는 것도 저는 그 정답은 아니라고 보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도에 문제가 있죠. 사실은 이 문제를 제일 먼저 제기한 사람이 윤석열 대통령입니다. 작년인가에 중대선거구제를 포함한 선거구제 개편을 대통령이 직접 얘기한 적이 있어요.

근데 그때는 여야가 모두 별로 반응도 안 보이고 그냥 흐지부지돼 버렸어요. 이게 무슨 얘기냐 하면요. 대통령 입장에서는 선거 승리가 너무나 절박했고, 2년간 야당 독주에 밀려 못 했던 걸 할 수 있기 때문에 수도권의 선거구제 문제까지 제기했는데 막상 국민의힘은 당사자인데도 불구하고 이 문제가 무슨 문제인지도 잘 모르고 그냥 넘어갔다는 뜻이거든요.

얼마나 황당합니까? 어쨌든 특히 지역구의 사표가 너무 심각하잖아요. 수도권 경우 모든 선거구마다 45% 가까운 국민의 표가 다 사표가 돼버리는 거잖아요. 이걸 막기 위해서라도 대도시의 경우에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해서, 영남 호남의 소선거구제는 워낙 저항이 심하니까 영남 호남의 소선거구제와 대도시의 중대선거구제를 결합하는 방식으로라도 선거제 개편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제도를 바꿔도 질 수 있고, 2년 전 선거나 박근혜 대통령 때처럼 불리한 제도에서도 우리가 과반 득표하고 수도권에서도 이길 수 있는 거거든요. 그런 의미에서는 어쨌든 주체 역량의 문제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당대표 자격은 자유 우파의 철학과 정체성

석동현

지금까지 현재의 지형을 살펴보았는데요. 이러한 현실 바탕 위에서 지금과 앞으로가 참 중요한데 국민의힘에서 새로운 당 지도 체제를 구성하기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비대위원회가 출범했습니다. 이제 두세 달간 준비를 잘해서 보수의 전열을 정비해야 될 텐데 이런 관점에서 국민의힘이 어떤 당대표를 뽑아 보수가 재건할 기반을 만들어야 할 것인가에 관해서 두 분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류근일

제가 조금 전에는 타락한 중우정치를 불평했는데 이제는 방향을 돌려서 그야말로 정치 엘리트들을 비판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저는 타락한 운동권이 가장 큰 문제라고 봐요. 이게 전체주의 세력이니까. 기본적으로 토탈리태리언니즘(전체주의)이라고 그러지 않습니까? 운동권은 전체주의 세력이지 민주적 좌파가 아니란 말이에요. 겉으로는 국회의원하고 그러지만 실제로 1980년대 이래 NL 세력 아닙니까? *NL(National Liberation): 민족해방파, 자주파.

그러나 오늘 제가 타겟을 두고 싶은 거는 국민의 힘입니다. 도대체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이 무슨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할 수 있는 능력이나 실력이나 안목이, 투쟁력이, 투지력이 있는 사람들인지를 볼 때 저는 몇몇 사람을 빼고는 웰빙 기회주의자들이라고 봐요. 이번에 된 거 보니까 솔직히 말해서 ‘듣보잡’이 너무 많고 특히 비례대표는 너무 실망스럽습니다. 그 이전에, 일부 가치관이 분명한 분들을 빼놓고 국민의힘의 주류 당권파를 볼 때 보수나 자유주의자들이 아니에요. 사상이 없거나, 이념적 맹물들이거나, 사상적 공부가 없는 사람들입니다.

한때 어느 대통령 아래서는 사상이 밥 먹여 주냐, 우리는 중도실용을 하면 된다고 말했는데, 사람의 인식 체계는 사상이 있고 그 하위 차원에서 정치경제학이 나오고 그 연장선상에서 정책론이 나오는 거예요. 그런데 철학을 떼어버린다면 이승만 박사가 왜 대한민국을 세웠습니까? 나치와 공산당에 저항했던, 목숨 걸고 투쟁하는 자유주의자들이 바로 우리가 말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정신이란 말이에요. 그런데 지금 국민의힘 주류 당권파들은 ‘왜 정치를 하는가? 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해서다. 대한민국의 무엇을 수호하는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서다. 그럼, 자유를 수호하는 데는 목숨을 던져야 한다, 지금 모든 자유 국가들이 그런 과정을 밟았다.’라는 인식이 없어요. 어떻게 어드벤처라든가 레지스탕스라는 정신은 전혀 없는 그런 사람들만 골라서 뽑아다 놨는지, 그런 사람들을 어떻게 저 운동권들과 싸움을 해줄 거라고 우리가 믿을 수가 있겠습니까? 그런 집단을 이끌고 아주 힘 있게 이끌고 갈 지도자가 나오기도 참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런 투항적 사이비 보수, 사이비 자유주의자, 가짜 중도론자가 현재 국민의힘이고 탄핵을 이끈 유승민 이준석 류 아니겠느냐 이거예요.

고성국

이승만 대통령 박정희 대통령 이후에는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또 이명박 박근혜 이렇게 우리 보수 정권의 대통령들이 배출이 됐는데 누구도 자유주의 철학으로 무장된 투철한 대통령이 없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그런 면에서 이 자유주의 철학으로 단단하게 뭉쳐진 그런 대통령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욱 국민의힘이 지금 주필님이 분석하신 대로 자유주의 철학으로 무장되지 않았다고 하는 것이 더 극명하게 드러나는 것 같아요.

지금 국민의힘은 자유주의 이념이 불확실한 사람들 다수가 구성하고 있으니까 대통령의 국정운영 철학을 제대로 이해도 못하고 뒷받침도 못해요. 또 우리 자유우파 대중을 이끌어가지도 못해요. 그런데 국민의힘을 이끌 지도부를 이제 두 달 안에 전대에서 뽑아야 되잖아요. 저는 세 가지 조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자유우파의 철학과 정체성을 확실히 한 사람을 대표로 뽑아야 한다. 두 번째는 이런 사람을 뽑아놓으면 자연스럽게 국민의힘 바깥의 자유우파 세력과 함께 할 수 있는 접점들이 생겨요. 생각이 같고 이념이 같은데 뭘 따로 합니까? 이렇게 되면 국민의힘의 대중 기반이 확 넓어져요. 세 번째는 여당 대표라고 하는 자각을 확실하게 하고 행동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여당 대표가 어떤 자리인지에 대해서 확실하게 자기 인식과 행동할 준비가 돼 있는 사람을 대표로 뽑아야 됩니다. 여당 대표는 죽으나 사나 대통령 성공시키기 위한 서포팅을 하는 것이 제1의 임무예요.

그래서 저는 이 세 가지 요건을 갖춘 사람이 당대표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과 손잡는 것만이 국힘의살 길

석동현

참 좋은 말씀이신데 그러한 지도부를 구성한다 하더라도 결국은 지도부. 즉 당 대표 혼자서 야당과의 관계 또는 그 밖에 국민들과의 관계를 끌어갈 수 없고 결국 108명 여당 의원들이 어쨌든 각각의 역할을 해줘야 할 것입니다. 이 여당 108석 의원들에게 기대하고 우리가 요구해야 될 역할과 과제에 대해서 좀 말씀해 주시지요.

류근일

지금 말한 자유주의적 신념이 없는 사이비 중도를 내세우는 탄핵파라든가 일련의 그런 흐름이 당내에 있지 않습니까? 제가 보기에는 국민의힘에 묘한 운동권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어요. 그래서 우익으로 불리기 싫어하고 우파 정당에 있으면서도 전투적 자유주의자를 극우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나는 좌익은 아니야, 근데 난 우파로 불리기도 싫어, 이런 사람들이 꽤 있더라고요. 이런 아주 얌통머리 없는 소신 결여파라고 할까, 기회주의자들이라고 할까, 이것을 국민의힘이 청산해야 합니다.

고성국

저는 국민의힘 108명 국회의원들에게 이념적 정체성을 강조했지만 강요하고 싶지는 않아요. 1인 1표라고 하는 이 형식적 민주주의 하에서는 108대 192면 투표만하면 100번 다 지는 거예요. 그런데 그 덩치를 키우는 방법이 있어요. 이게 대통령과 결합되면 덩치가 커져요. 다행히 우리 자유우파 국민들이 낙동강 전선 지키듯이 108석을 지켜줬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에요.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합니다. 좌파들이 수많은 악법을 양산하겠지만 150개 악법 양산하면 150번 거부권 행사하면 돼요. 기록에 보니까 미국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635번 거부권 행사를 했더라고요. 여소야대에서 야당의 입법 독주를 막기 위해서 행사하면 돼요. 이건 대통령의 합법적 권한이죠. 그게 김대중이 89석을 갖고 있을 때 정국을 휘둘렀던 방법입니다. 똘똘 뭉치면 힘이 된다는 거예요.

저는 국민의힘에게 대통령을 위해서 뭐 해라 이렇게 요구하고 싶지 않아요. 다들 속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별것 아닌 사람으로 보고 있는 판에 또 대단한 애국자들인 것 같지도 않은데 이 사람들한테 대한민국과 윤석열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서 뭐를 해 달라 해 봤자 소용없어요. 그런데 ‘너희들이 살려면 해라, 너희들이 지금보다 힘을 키우려면 해라, 대통령과 손잡는 방법 말고는 너희들이 살 방법이 없다, 현실적으로’라는 얘기를 제가 하고 싶어요.

류근일

그렇죠. 그 연장선에서 제가 조금만 부연 설명을 하면 공세는 역공으로 맞서야지 맨날 수세 방어 도망, 뭐 이렇게 해왔단 말이에요. 그렇게 하면 깔보입니다. 이 좌익이라는 사람들 생리를 잘 아는데 다다익선형이에요, 한국 좌익은. 내 건 내 거고 네 것도 내 거다, 또 너는 양보해야 되고 나는 양보하면 안 된다는 식이에요. 상호주의가 없어요. 남북 회담에서 우리가 북한 태도를 봤지만 한국 내부의 좌우 싸움에서도 좌익은 상호주의가 없습니다. 그럼 왜 그러느냐? 그 사람들도 이유는 있어요. 우린 정의다, 이거예요. 종교적으로 얘기하면 우리는 하느님을 대변한다는 거죠. 자기네들이 역사의 진리를 대변한다, 그러니까 너희 보수반동 계급 낮은 자들아 마땅히 우리의 메시아니즘에 고개를 숙이고 우리한테 따라와야지 내가 어떻게 너희 같은 타락한 보수 반동을 따라가느냐는 식입니다. 이런 돼먹지 않은 우월감이 있는데 그걸 쳐부숴야 돼요. 공격엔 공격으로 맞서라. 그래서 김민전 같은 사람이 참 잘한 겁니다.

석동현

그러니까 이 108명 의원들이 모래알이 되지 말고 어떤 의식을 가지고 똘똘 뭉치면 방법이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주필님께서는 글로써, 또 고 박사님은 방송으로 계속 자극을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진짜 국힘 의원들에게 좀 패배주의가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반대 토론을 좀 하는 둥 하고서는 다 그냥 퇴장하고 나오는 게 정형화된 패턴 같기도 하고. 그러면서 우리가 뭘 할 수 있냐는 식이고, 거부권 얘기 나오면 오히려 자기들 나름대로 각자의 생각을 말해버리는 등 이런 부분이 자주 보였는데 우리 고 박사님 말씀 들으니까 아주 좋은 전략 같습니다. 한편으로 이번 총선과 관련해서 여러 가지 패인을 얘기할 수 있습니다만 2년 전에 윤석열 대통령을 탄생시킬 때, 문재인 정권의 연장을 막고자 할 때를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당시 우리 장삼이사 애국 시민들이 나라가 이렇게 가서는 안 된다고 하는 뜨거운 애국심으로 기적같이 윤석열 정부를 만들었다고 봅니다.

그러한 바탕을 이룬 우리 우파 시민사회 애국 세력들이 이번 선거 때는 마음이 돌아서서 투표장에 많이 안 나갔습니다. 왜 이렇게 됐나 하는 부분을 생각해 보면 윤석열 정부가 탄생한 이후에 우파 시민사회에 고맙다, 정말 여러분 덕분에 이렇게 됐으니 여러분과 손을 잡고 잘하자 하는 연대 의식이 약했고 배려도 약했던 측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우파 시민사회에 대해서 왜 우리 정부 여당이, 집권 세력이 이렇게 냉대하고 극우라는 프레임으로 거리를 두려고 하는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한번 의견을 나눠보겠습니다.

언론, 지식인들의 담론 활성화 시급

류근일

이들에게 제일 결여되는 게 통합성이에요. 자유우파는 개별성을 중시하고 개인을 중시하고 다양성을 중시하는데 그건 좋은 점이죠. 근데 그 좋은 점을 홀라당 벗겨보면 또 그것이 바로 약점이 되기도 하는 거예요. 통일성, 통합성, 공통성, 상호 연관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니까 ‘뿔뿔이’에요. 너 잘났느니, 내 잘났느니. 또 요새 유튜브계를 들여다보면 심하게 싸우더라고요. 나는 윤 편이다, 나는 한 편이다 해서 ‘한 딸’이라는 말도 생기고. ‘윤 딸’이라는 말은 없습니다마는. 원내 정당과 투쟁적 아스팔트 우파가 우선 분열돼 있잖아요. 통합성이 없어요. 소통도 없는 것 같더라고요. 국민의힘도 서로 여러 생각으로 갈라져 있고 재야 쪽도 ‘뿔뿔이’란 말이에요. 그래서 이걸 어떻게 코디네이션을 할 것인가, 조정 조절 정도는 있어야 되지 않는가 하는 생각입니다. 각자의 차별성과 개인화된 특징과 다양성은 살리되 공통점을 우리가 찾자, 그래서 소통 채널을 만들어서 서로 사발통문도 돌리고, 이거 하자고 하면 모이기도 하고 저거 하자고 하면 또 내 전공은 아니지만 가서 메워주고, 그런 것조차 없어 보이더라고요. 그것을 권하고 싶고.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 이 몇 가지는 이제 갖춰야 한다고 봅니다.

첫째는 우리가 ‘공통성을 항상 의식하자’, 바로 ‘자유주의 사상’입니다. 문재인이 폭망케 한 분야를 윤석열 정부가 어떻게 하면 다시 자유주의적 세계관으로 회복시키느냐 하는 정책적 측면에서 우리가 공통점을 좀 도출해 보자 이거예요. 그다음에는 담론 개진이 필요해요.

담론, 조·중·동을 비롯한 기성 언론이 제 역할을 다해 주면 좋겠는데 그 사람들도 옛날 같지 않아요. 이게 전부가 제한돼 있습니다. 그렇다고 단체나 조직은 필요 없어요. 쓸데없이 단체 자꾸 만들고 뭐 조직 자꾸 만들고 하는 것은 좀 문제가 있다고 보고요. 요새 SNS도 발달 돼 있는데, 예컨대 여기 계신 석 변호사님 같으신 분이라든가 ‘정교모’ 즉,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이라든가. 이런 이론적 지도를 할 수 있는 분들이 단톡방이나 SNS를 통해서 또 방송을 통해서 공통의 큰 흐름을 만들 수는 없겠는가 하는 생각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소통이 필요한 거죠. 지금까지 유튜버들이 애국적 활동을 하는 걸 참 고맙게 보고 또 정교모 교수님들이 몇 달에 한 번씩 고비가 있을 때마다 성명을 발표하는 방법은 아주 훌륭해요. 그래서 교수님들과 언론인들이 이렇게 담론 기회를 만들어 보자 하는 제언을 하는 겁니다.

고성국

주필님께서 굉장히 중요한 말씀을 하셨는데 김대중 정권 들어서서 이 담론계가 죽기 시작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좌파 정권은 담론이 필요 없잖아요. 교조만 있으면 되죠. 교조나 신앙, 지침만 있으면 되잖아요. 그래서 담론계가 본격적으로 꽃이 피다가 중간에 꺾였는데 제 경험으로는 그게 김대중 정권이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여튼 그 담론 계를 다시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건 굉장히 중요한 지적이시고 그건 우리 자유우파의 활성화를 위해서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지성적 발전을 위해서 꼭 필요한 겁니다. 그리고 이런 담론 계의 활성화에 이른바 합리적 진보 그러니까 폭력혁명을 포기한 세력까지도 들어와야 이게 훨씬 더 다양해지거든요.

그런 점을 저도 공감하면서 저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년 동안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또 열심히 했다고 생각해요. 정말 하기 어려운 일들도 했어요. 노동개혁 교육개혁 같은 거는 시작하기도 어렵고 성과를 내기도 어려운데 굉장한 성과를 냈단 말이에요. 노조 회계 투명성 확보만 하더라도 수십 년간 얘기했던 거를 2년도 안 되는 기간에 어느 정도 진척시켰잖아요. 건설현장 조폭도 수십 년 누적된 적폐잖아요. 그것을 집권 1년도 안 돼서 어쨌든 어느 정도 걷어냈잖아요. 윤석열 대통령이 아니면 하기 어려운 그런 일들이 이루어졌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자유우파부터 평가가 별로 높지가 않아요. 그 이유는 딱 하나라고 봅니다.

아까 우리 석동현 변호사께서 말씀하신 건데, 우리가 2년 전에 윤석열 대통령을 뽑을 때는 다른 요구를 별로 안 했어요. 기대도 별로 안 했어요. ‘평생 검사한 사람이 국가 경영 잘못할 수도 있지. 그렇지만 확실하게 저 문재인 이재명이는 사법처리할 수 있지 않겠냐.’ 사실 이 기대 하나 가지고 올인했단 말이에요. 근데 다른 건 다 열심히 하고 잘했는데 그거 두 가지를 못 한 거예요. 그러니 실망 안 하면 이상하지.

류근일

9월에 된다, 10월이다, 연말에 된다고 그러다가 그게 벌써 2년이 지나가니 실망하는 겁니다.

고성국

그러니까요. 그런데 저는 이것도 윤석열 대통령한테 책임을 직접 물을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대통령이 직접 수사를 할 수가 없잖아요. 대통령은 수사 지휘도 못합니다. 그러니까 그런 걸 잘 하라고 법무부 장관을 한동훈 시켰고 검찰총장 이원석 시켰잖아요. 이 두 사람이 2년간 사실상 이 두 가지, 문재인 이재명 사법 처리에 관한한 윤석열 정부의 최고 책임자들입니다. 이 두 사람이 결국 이거를 해내지 못했는데 그 책임을 전부 지금 대통령이 떠안고 있는 상황이 됐어요.

저는 이 문제는 어떤 형태로든 풀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적어도 2년 전에 윤석열 정부를 출범시켰을 때의 그 문제의식이 어느 정도는 충족이 돼야만 다음 정권 재창출의 전망이 열린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자유우파 전체를 아우르는 리더 출현해야

고성국

마지막으로 한 말씀만 더 드리면, 석동현 변호사도 잠깐 몸담았습니다만, 제가 자유통일당 총선 캠페인을 좀 했는데 끝나고 나서 생각해 보니까 캠페인의 정치 노선이 틀린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역시 자유통일당은 전광훈 목사와 떼놓고 생각할 수 없잖아요. 또 광화문 태극기 애국세력의 집회도 전광훈 목사를 떼놓고 생각할 수가 없잖아요. 전광훈 목사는 정말 걸출한 인물이지만 적어도 정치인 스타일은 아닌 것 같아요. 대중운동 영역에 있어서는 정말 대단히 뛰어난 분이에요. 그런데 정치라고 하는 건 또 다른 전문 영역이잖아요. 거기에는 정말 수많은 전략과 전술과 능대능소, 이런 것들이 있거든요. 그리고 상상력과 유연성 이런 것들이 있는 곳인데 이 부분에서는 대중운동 지도자로서의 어떤 역량이 곧바로 정치적 역량으로 전이되는 것 같지 않아요. 자유통일당도 그 점 때문에 이번 총선 패배했다고 봅니다. 저는 정치적으로는 이거 푸는 게 어렵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국민의힘, 국민의미래의 비례대표 면면을 보십시오. 누가 봐도 저는 자유통일당의 비례대표 면면이 우리가 생각하는 기준, 자유우파의 전투적 자유주의자로서의 어떤 투쟁력과 이념 지향성이라는 기준에서 볼 때는 국힘보다 훨씬 더 나은 인물들이 많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면 3명에서 5명을 안으면 함께 가는 거예요.

저는 이게 국민의힘의 정치력과 상상력의 부재 때문이라고 보는데 이 사람들은 우리가 자유통일당 가까이하고 자유민주당 껴안으려고 하면 극우로 몰고 자기들까지 욕먹을까 겁먹어요. 따로 간다고 해서 좌파들이 공격 안 하는 거 아닙니다. 그리고 일반 국민들은 그런 거 관심도 없어요. 오히려 “야 오랜만에 저 보수가, 자유우파가 한꺼번에 함께한다.” 이게 훨씬 더 큰 울림을 주는 전략이죠.

앞으로의 문제를 보더라도 저는 국민의힘이 단독으로 지방선거 이기고 대통령 선거 정권 재창출할 것 같지는 않아요. 어쨌든 자유우파와 함께해야만 하는데 그런 점에서 정말 능대능소한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하면서 이 문제를 다 함께 풀어갈 수 있는 국민의힘의 지도부와 대선주자들의 출현 그리고 우리 자유우파 전체를 이끌어갈 수 있는 지도력의 출현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앞으로 남은 2년, 3년 후 대통령 선거의 향배를 가르는 결정적인 변수가 될거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윤대통령, 사즉생 정신으로 싸워주길

석동현

지금까지 말씀하시는 중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부분이 그간 윤석열 대통령이나 윤석열 정부가 나름대로 역할을 해온 부분입니다. 어떤 면에서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고 또 때로는 비난의 대상, 불만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는 걱정도 말씀하셨습니다. 어쨌든 남은 임기 3년 동안은 야당의 전횡 등으로 인해서 고생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우리 윤 대통령께 그래도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좀 신경을 써야 한다는 조언을 한 말씀씩 주시고 정담을 마치겠습니다.

석동현 변호사

류근일

저는 맺는말로서 윤석열 대통령과 앞으로 국민의힘 당대표가 될 사람에게 당부를 하려고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께는 사즉생, 그런 절체절명의 비장한 사생관을 갖고 목숨을, 내 한 몸 던진다는 각오로 싸우셔야지 저 사람들한테 내가 겁먹고 있다, 내가 약세임을 알고 내가 떨고 있다는 인상을 주면 그날로 갑니다. 죽더라도 내 소리는 내고 죽는다는 각오로 견인불발 백절불굴로 싸워야지 좀 당황스럽다고 해서 갑자기 박영선 총리 양정철 비서실장설이라든가 함성득 임혁백 신평이가 뭐 어쨌다든가 이런 말 들을 때 아주 불안하고 불쾌했어요. 그러지 마시고 강하게 나가세요.

또 대통령을 좀 추켜도 드려야죠. 대통령께서 작년에 8·15 경축사, 자유총연맹, 재향군인회 연설 또 민주평통에서 한 연설에서 그 정통 자유주의, 순수 전투적 자유주의를 천명한 거거든요. 그건 이승만 박사 이래로는 없던 일이에요. 박정희 대통령도 산업화와 성장 면에서 탁월한 분이지만 대한민국의 건국이념인 자유주의 민주공화국의 이론을 말씀하지는 않았거든요. 그다음에 김영삼 때 그런 거 했습니까? 안 했어요. 박근혜는 어때요? 경제민주화니 김종인이니 해가지고 이상한 사람들 등용하고 하다가 그냥…… 또 반일친중 했잖아요. 또 이명박 때는 독도로 갑자기 뛰어가고 말이지, 이게 갈팡질팡이거든요.

그런데 거기에 비하면 윤석열 대통령은 그런 정통 자유주의를 공식문서를 통해서 천명한 거는 참 잘하신 거고 그 연장선상에서 노동개혁이라든가 교육개혁 또 의료개혁을 추진하려고 한 이 문제의식, 그 좋은 점이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괜히 윤석열 대통령 때문에 망했다 어쩌고 그러는 거지, 사실 그렇지 않아요. 단지 세가 약했다 뿐이지. 그러니까 강하게 싸우시는 것만이 방법이다 하는 겁니다.

다음에 새 국민의힘 당대표에게 얘기할 것은, 어느 정도의 이론 논쟁은 할 수 있지만 탄핵을 한다든가 배척을 한다든가 하면, 즉 자기 대통령 배척하면 그건 공멸이라는 점이에요. 박근혜 대통령 탄핵한 사람들이 자기들은 안 망할 줄 압니까? 보수 공멸이에요. 그리고 좌익의 입장에서는 우파를 분열시켜 서로 싸우게 만들어서 하나 죽이고 그다음에 너도 죽이고 차례로 죽이고 자기들만 남겠다는 전략 전술을 사용합니다. 통일전선 전략이죠. 그런 전술에 걸려들지 않기 위해서는 대통령하고 갈등을 자꾸 야기해서는 안돼요.

또 하나 부탁하는 것은 좌파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야 해요. 예컨대 김경율을 갑자기 최고위원을 시킨다든가 비대위원을 시키는 것은 문제입니다. 운동권이라고 다 되는 거 아닙니다. 그러니까 괜히 좌파 콤플렉스 가지고 나 극우 아니야, 우파도 아니야, 나도 진보야 이런 생각하지 말고 정통 자유주의의 입장에 서야지 쓸데없이 외도를 하지 말라 이거예요.

고성국

우리 대통령과 새로 당대표 될 누군가에게 이미 좋은 말씀을 하셔서 저는 우리 자유우파 국민들께 한 말씀 드리는 걸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선거 참패 후에 이거 큰일 났다, 이제 3년 후 대선도 이기기 어려워졌다, 이런 생각들을 많이 하시게 됐어요. 그러면서 절망감에 빠지게 되고 그래서 그냥 정치적 무관심 늪에 빠지신 분들이 꽤 많으신 것 같아요.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거는 법칙은 아니고 그냥 경험칙입니다만, 총선에서 지면 대선에서 이기더라는 겁니다.

4년 전 총선에서 지고 2년 전에 대선에서 이겼잖아요, 그런데 그게 법칙은 아닌데 그럴 만한 이유는 있어요. 이긴 자는 사람이기 때문에 오만하게 됩니다. 많이 이기면 많이 오만해져요. 그리고 우리 국민들은 오만한 자들은 절대 용서하지 않거든요. 그러니까 4년 전에 총선에서 이긴 저쪽이 오만방자하게 구는 바람에 이재명이 같은 자를 대통령 후보로 뻔뻔하게 내세워서 결국은 윤석열 후보한테 진 거예요. 이재명도 그걸 느꼈는지 총선 다음날 굳은 얼굴로 겸손하게 얘기했어요. 근데 딱 하루 가더라고 겸손이. 이틀째부터 오만방자하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이 지금 여기까지 왔단 말이에요. 심지어는 당대표 연임하겠다, 여기까지 간 거 아니에요. 그리고 국회의장도 자기가 지명하는 사람 뽑겠다, 그러니까 역풍이 불지 않습니까?

저는 이 오만은 원래 좌파의 선민의식하고 결합이 돼서 고칠 수 없는 DNA라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3년 후 대선은 우리가 정도만 잘 지켜나가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대통령이 여당이기 때문에 대통령을 치고 딛고 일어서려 하는 것은 사도(邪道)입니다. 정도는 여당이기 때문에 대통령을 성공시키고 그로써 국민들에게 인정을 받아서 다시 정권 재창출을 하는 겁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이명박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계속 추락했어요. 그래서 박근혜 캠프쪽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도움은 안 되고 자꾸 부담만 되니까 쫓아내자고 그랬어요. 그런데 박근혜 후보가 ‘그건 사도다. 여당은 그 성과도 부담도 안는 것이다.’ 그래서 끝까지 박근혜 대통령의 입에서 이명박 대통령 출당 얘기가 안 나왔다고요. 끝까지 안고 갔습니다. 저는 그래서 이겼다고 봅니다. 만약에 쫓아냈으면 MB계가 다 등을 돌렸을 거고. 그렇게 해서 선거 결과가 어떻게 됐을지 모릅니다. 그러니까 당장 좀 어려운 게 보이더라도 정도를 가야 한다는 겁니다.

저는 이런 경험칙에 근거해서, 또 지금 보이는 이재명 세력의 오만이 이미 구조화된 DNA적 수준이기 때문에 계속 그렇게 갈 거라고 볼 때, 우리가 정도를 제대로 가기만 한다면 다시 정권 재창출에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시라는 겁니다. 제가 그냥 희망 고문하려고 이런 말씀 드리는 거 아닙니다. 그게 우리 현대 정치사에서 일종의 경험칙으로 입증되었다는 것을 마무리 말씀으로 드리고 싶습니다.


석동현

이번 선거에서 궤멸적인 패배를 당하다 보니까 지금 보수 전체가 멘붕 상태에 빠져 있지만 ‘우리는 절망 속에 희망을 품자.’는 여러 가지 말씀을 주셨습니다. 이런 부분을 염두에 두면서 우리 우파 시민사회가 다시 한번 전열을 정비해야겠습니다. 또 국회의 108명 의원이 정말 108 용사로서 서로 잘 결합해서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여 윤석열 대통령과 윤석열 정부가 남은 임기 동안 정말 소기의 성과를 내서 성공한 대통령, 성공한 정부가 될 수 있도록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됩니다.

우리 국민희망저널도 그런 차원에서 우파 시민사회에 좋은 평론들과 좋은 메시지, 좋은 정보들을 전하는 인쇄매체와 인터넷 신문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오늘 두 분 좋은 말씀이 우리 자유우파에게 큰 힘이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국민희망저널 2024.06 (제13호) 창간 1주년 특별기획 정담. 3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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