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오늘의 호국보훈은 대한민국 내일의 초석
호국보훈의 달 특별기고 1 | 강신업 변호사
호국영령의 달 6월, 호국영령들의 희생과 헌신에 감사하는 달이다. 그런데 우리의 보훈 현실은 선진국 대비 열악한 상태다. 보훈 시스템을 어떻게 선진화하고 지속 가능하게 만들어가야 할지 그 방안을 모색해 본다.
김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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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0 10:32 | 최종 수정 2024.06.24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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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 대한민국은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 대한민국은 북한과 달리 자유민주주의 정치 체제와 시장경제 체제를 바탕으로 세계사에 선례가 없는 비약적 발전을 이루었다. 불과 수십 년 만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어낸 것이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국민의 피와 눈물이 바탕이 되었다. 무엇보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6.25 전쟁에서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들에 빚지고 있다. 우리는 호국영령과 유가족들의 희생과 헌신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들을 기리고 챙기는 것은 국가와 국민의 마땅한 의무이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호국보훈 대상자들에 대한 보상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 6·25 때 우리를 도와주기 위해 유엔군으로 참전해 목숨 바쳐 싸워준 에티오피아를 비롯한 몇몇 가난한 유엔 참전국 용사들에게까지 얼마간의 보훈 성격의 지원 활동을 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보훈 시스템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우리의 보훈 현실은 선진국 대비 매우 열악한 상태다. 과거엔 나라가 어려웠다는 이유가 있었지만, 경제발전을 이룬 후에도 호국선열들의 헌신과 희생에 걸맞은 보훈을 해주지 않는 것은 문제다. 여기엔 여러 이유가 있지만 보훈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인식 부족이 자리 잡고 있다. 극단적인 개인주의와 배금주의가 확산하면서 국민들의 국가관조차 흔들리고 있다. 오늘날 국가보훈사업을 시민단체나 개인들의 자발적 참여에만 맡겨둘 수 없는 이유다. 더 늦기 전에 정부가 나서 전방위적이고 체계적인 보훈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국가보훈의식의 선진화
먼저 보훈 당국은 국가보훈의식의 선진화에 힘써야 한다. 보훈 의식 가치의 현대화와 보훈 문화의 확산은 보훈 의식의 선진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국가보훈의식의 현대화는 거시적으로는 호국 정신을 국가안전보장이나 국가 경제 발전으로 연결하는 것이고 미시적으로는 국가유공자와 호국영령에 보답하는 국가보훈시스템을 수립하는 것이다. 국가가 존재하는 한 국가안보는 가장 우선시돼야 할 과제이고 이를 위해서는 호국영령에 대한 존경과 사랑이 필수다. 생존해 있는 호국 용사들과 참전유공자들에게도 존경과 감사의 마음으로 예우하고 보상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국가안보의 초석이다. 또한 이것이 조국의 평화통일과 국가 번영을 가져오는 마중물이다.
국가보훈의식 선진화의 방법
국가보훈의식을 선진화하는 구체적 방법은 보훈 사업을 총괄적으로 관장하는 독립 연구기관을 설립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국가보훈기본법과 하위 법령을 정비하고 종합적인 발전 기획을 담은 ‘국가보훈발전법’을 제정할 필요도 있다. 보훈 대상을 결정하는 시스템을 개선해야 하고 보상금 급여체계의 합리화와 지급 수준의 현실화도 필요하다. 고령 보훈대상자를 위한 보훈 의료서비스체계 구축과 노후 복지 시책 확충도 시급하다. 위국헌신 정신을 계승ㆍ확산해야 하고 이를 위한 참여 프로그램 개발 확충 및 국제 보훈 활동의 강화도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국가보훈은 보훈대상자의 명예 선양과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참전용사에게 주는 영예 수당은 그 액수를 대폭 늘려 노후에 편안한 삶을 영위하는 데 실질적 도움을 주어야 한다. 보훈병원을 확대 설치해 의료의 질적 수준을 대폭 높여야 한다. 제대군인에는 적절한 취업 지원을 통해 사회 정착을 도와야 한다. ‘군 복무자 가산점 제도’는 명예로운 희생에 대한 보상이라는 차원에서 부활시켜야 한다. 우방 참전국에 대해서도 참전용사나 후손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찾아 도움을 주는 ‘보훈 외교’를 펼쳐야 한다. 전쟁 영웅을 발굴하고 전몰장병과 부상자를 존경하는 분위기를 고취해 호국정신을 고양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위대한 헌신, 영원히 우리 가슴에
국가보훈처는 국가를 위해 희생·헌신하신 분들을 범국민적으로 예우하고 존중하는 보훈 문화 확산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보훈처는 호국영령의 위대한 헌신을 국민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생활 보훈’을 구현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보훈처는 ‘끝까지 찾아야 할 121879 태극기’ 배지 달기 운동을 차질 없이 전개해야 한다. 이 운동은 ‘끝까지 기억하는 국민, 끝까지 책임지는 국가’를 주제로 6·25전쟁 정전 후 70년이 지난 지금까지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국군 전사자 12만 1,879명을 기억하자는 캠페인이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국군 전사자 한 명, 한 명을 기억하기 위해 1번부터 121879번까지 고유번호가 부여된 12만 1,879개의 태극기 배지를 제작해 온라인 신청 등을 통해 배포하는 사업이다. ‘끝까지 찾아야 할 121879 태극기’ 배지 달기 캠페인은 호국선열들의 위대한 헌신을 기억하게 하는 훌륭한 국민 참여 캠페인이 아닐 수 없다.
보훈 문화의 생활화, 지속 가능한 보훈
국가보훈처는 미래세대로 보훈 문화가 확산할 수 있도록 교육·참여·체험형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 보훈에 대한 미래세대의 관심을 높이고 그 가치를 공유할 수 있도록 흥미를 끌 수 있는 참여형 보훈 콘텐츠를 개발·보급하고 나라 사랑을 고취할만한 체험 중심의 보훈 활동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국민 인식 개선과 예우 문화 조성을 위한 공익광고 등 온오프라인 공간에서 다양한 이벤트와 홍보 활동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지역별 특성에 맞는 행사도 발굴해 국민이 함께 참여하고 공감하면서 보훈 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게 할 필요도 있다. 국립서울현충원을 영화 상영, 음악회, 뮤지컬 등 문화 공연이 어우러지는 보훈 문화 확산의 중심 공간으로 조성할 필요가 있다. 전쟁기념관 등 보훈 역사를 체감할 수 있는 현장을 AI 증강현실 등을 활용한 임무 수행 체험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재능기부를 통한 보훈을 실천하는 보훈 봉사 프로그램 운영을 비롯해 청소년 보훈 콘텐츠 공모전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밖에 현충일 추념식, 6·25전쟁 행사 등 국가를 위한 숭고한 희생을 추모하고 예우하는 정부 주관 기념행사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가 보훈처를 보훈부로 승격시킨 것은 국가를 위해 희생·헌신한 분들이 존중받고 예우받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국가보훈은 국가수호의 첩경
국가보훈은 나라 사랑의 출발점이다. 국가보훈은 국민통합과 국가 발전에 긴요하다. 그 때문에 국가보훈의식의 고취는 국민통합과 결속을 높이는 동시에 확고한 국가 정체성을 고취하는 길이다. 또다시 호국영령의 달 6월을 맞이하면서 오늘을 사는 우리는 우리를 있게 한 선열과 내일의 대한민국을 살게 될 후손들을 동시에 생각해야 한다. 오늘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그리고 자유와 번영은 모두 호국영령들의 희생과 헌신 덕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자유와 번영을 우리 후손들도 누리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조상들이 목숨을 바쳐 지킨 이 나라를 지키고 가꾸어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런데 이 과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의 적은 호시탐탐 우리의 자유를 침탈하려 하고 우리의 번영을 일부 사람이나 일부 계층만의 전유물로 만들려 한다. 이들 적으로부터 우리의 소중한 공동체와 자유와 번영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호국선열들을 우리 곁에 늘 소환해야 한다. 그리고 그 방법은 국가보훈의 선진화와 보훈 의식의 고취다. 우리가 나라를 지키기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우리의 선열들을 잊지 않고 그들의 희생을 기리고 보답하는 한 대한민국은 영원하고 안전할 것이다. 🅿
·국민희망저널 2024.06 (제13호) 호국보훈의 달 특별기고 1. 2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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